brunch

아들 결혼자금

부모의 고민

by 바다빛 글방

올해 아들이 30살이 되었다. 나의 청춘을 온전히 바쳐 키운 아들이 어느새 늠름한 청년이 되어

나의 곁에 서 있다. 얼마 전 아들이 조심스럽게 꺼낸 이야기

"엄마 나 3년 뒤에 결혼할 것 같아"

기쁨과 함께 낯선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중년의 나이.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남편은 이제 곧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고 우리 부부의 노후 준비는

아직 멀기만 하다. 백세시대라는 거창한 말보다 '우리의 남은 생'이라는 현실적인 무게가 더 크게 다가온다.


아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아들아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결혼은 네가 모은 돈으로 여자친구와 잘 상의해서 준비했으면 좋겠어"

"엄마, 아빠도 우리의 남은 삶을 위해 준비가 필요하거든."

아들은 나의 말을 이해해 주었었고 오히려

"키워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했다.

아들의 든든한 말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들은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 나는 아직도

아들을 품에 안고 놓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인가 보다.


아들의 말에 마음은 놓였지만, 부모로서의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혼 자금을 얼마나 보태주어야 할까? 한 번에 큰돈을 주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용돈처럼 조금씩

특별한 날 챙겨 주는 것이 좋을까?

결혼 자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임신과 출산 손주와 며느리에게까지 이어질 사랑과 용돈,

자식에게 손 벌리는 부모가 아닌 언제든 용돈을 챙겨주는 멋진 부모가 되고 싶다는 작은 바람.

"과연, 어떤 방법이 가장 현명한 걸까"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 마음은 바닷가 모래사장처럼 어지럽다.

바닷가를 거닐며 파도 소리를 들었다.

부모의 사랑은 바다처럼 넓고 깊지만, 그 깊이를 채우는 데에는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이 존재하는 것만 같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무엇이 최선일지 그저 막막하게 고민만 하는 오늘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결혼을 앞둔 아들과, 그 아들을 바라보는 한없이 여린 엄마의 마음이 고민 끝에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카카오스토리_2025_08_30_17_17_50[1].jpg 아들과 여자 친구.. 저녁 식사준비 알콩달콩 참 예쁜 모습이다...



keyword
이전 09화화를 먹고사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