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 Tell the Truth
오랜 해외 생활 덕분에 영어에는 익숙했지만,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다른 공부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영어와의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최근 업무에서 영어를 활용해야 할 순간이 점점 많아지면서, 다시금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마침 주변에는 함께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모임들이 많아졌고, 새해 목표 중 하나로 “영어 스터디 모임"에 가입하기로 결심했다. 다만, 오프라인 모임 참석이 여러 일정과 겹쳐 망설이던 중, EBS에서 방영된 ‘위대한 수업’을 기반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온라인 모임을 발견했다.
이 모임에서는 매일 15~20분 동안 주어진 자료를 활용해 영어를 공부한 후,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며 학습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부담 없이 꾸준히 영어를 익힐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브런치 매거진 [위대한 수업 살롱]을 통해 모임에서의 학습 과정과 느낀 점을 공유하려 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수업’을 접하고, 영어 공부에 대한 동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세번째 강의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 이야기하는 [마이클 샌델과의 대화 공정을 말하다]이다. 이번 강의는 '능력주의 신화'에 의문을 제기하는 강의다.
[Day 15. Tell the Truth]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도 방호복을 입은 채 시험장에 나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누군가는 감탄했고, 누군가는 안타까워했지만, 어떤 이들은 묻는다. “왜 그토록까지 해야만 했을까?” 그 질문은 단순히 시험의 중요성을 넘어, 우리 사회가 고등교육, 나아가 대학이라는 제도를 어디까지 밀어붙였는지를 되묻게 만든다.
마이클 샌델 교수님은 이것을 “The Tyranny of Merit” 즉, 능력주의의 폭정이라 표현한다. 대학이 더 이상 배움의 장소가 아니라, 인생의 ‘정답’을 얻기 위한 관문, ‘선별기계(sorting machine)’가 되어버렸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교육의 목적은 사라지고, ‘스펙’과 ‘네트워크’, ’자격증서(credential)’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 교수님이 예로 든 Sky Castle이나 오징어 게임이 바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은, 우리 스스로 이 구조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Sky Castle 속 부모들의 집착은 현실을 과장한 것이 아니라, 적나라한 반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경쟁은 단지 ‘패자’에게만 고통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승자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마이클 샌델 교수님은 능력주의가 낳은 상처는 단지 불공정함에 그치지 않고, ‘자격을 갖춘 자들'마저 병들게 만든다고 말한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아 수능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이번 강의로 인해 수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외부인(?)의 시각에서 ‘수능’이라는 세 글자는, 단지 시험이 아니라 하나의 구조다. 부모의 헌신, 학생의 모든 시간, 학원의 산업구조, 사회의 채용 시스템까지 촘촘히 엮여 있다. 따라서, 수능으로 인한 능력주의에 산물은 단지 개인의 의식 변화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교사 한 명, 학부모 한 명이 바뀐다고 달라질 수 없는 문제다. 결국, 사회 전체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더 나은 삶의 기준을 함께 상상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균열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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