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롭게 시작해 끝은 미약할 수 있지만, 추석 연휴를 맞아 바이브 코딩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PM으로서, 긴 연휴를 맞아 지금 내가 준비해야 하는 첫 번째는 AI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도를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휴 이전 「AI 시대, PM/PO를 위한 한 번에 끝내는 AI 서비스 기획 실무」 과정을 신청했고, 연휴 기간 동안 바이브 코딩을 통해 실제 서비스를 배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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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명확히 구조화한 후, 이제 본격적으로 제품을 고민할 차례였습니다. 풀고 싶은 문제는 명확히 정해졌고, 이제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어떠한 제품을 만들어 사용자에게 제공할 것이며, 그에 대한 유저 가치는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습니다. 보통 회사에서는 PM과 기획자 그리고 디자이너가 함께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저는 1-pager를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1-pager는 PM이 제품의 핵심을 한 장으로 정리한 문서입니다. 타겟 유저, 문제 정의, 솔루션, 핵심 기능, 성공 지표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서 하나면 "우리가 무엇을 만들것인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보통 저는 회사에서 1-pager를 작성할 때 이런 프로세스를 거칩니다. [PM이 초안을 작성 -> 팀원들과 미팅하며 피드백을 수렴 -> 수정 후 다시 검토 -> 최종 확정] 이 프로세스를 진행하기에 보통 3-5일이 소요됩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가 추석 연휴 기간을 활용해 AI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실질적 경험을 쌓는 것인 만큼, 이 과정을 전부 AI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즉 저는 PM으로써 문제에 대한 고민과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ChatGPT와 Gemini는 기획자로, 디자이너로, 개발자로 스스로를 인식하고 프로젝트의 일원으로써 일을 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문제를 구조화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제품 기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에 앞서 기존에 여러 프로젝트를 하면서 작성한 1-pager를 AI에게 학습시켰습니다. Key Takeaway, Objective, Success Metric, Problem Statement, Hypothesis, Goal, Target User, Non-Goal로 이루어진 문서를 제공하면서, 현재 단계에서 어떤 수준의 문서가 작성되어야 하며 이 과정의 결과물이 1-pager임을 명확히 인지시켰습니다.
그 이후, 앞선 글에서 정의한 문제를 AI에게 던지며 1-pager 작성을 요청했습니다. 결과는 5분 내에 바로 논의가 가능한 수준의 문서가 나왔습니다.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명확한 논리 구조를 가지며, 제가 고민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서가 나왔습니다. 2-3번 정도 해당 과정을 반복하며 제가 가지고 있는 시각을 추가하니, 30분 내에 바로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을 만큼의 문서가 완성됐습니다.
만약 AI에게 아무런 맥락 없이 "1-pager를 작성해줘"라고만 요청했다면, 아마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문서가 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예시를 학습시키고, 제가 원하는 결과물의 형식을 명확히 제시했기 때문에, AI는 마치 저와 함께 일해온 기획자처럼 작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했던 것은 AI에게 '어떤 맥락에서, 어떤 형식으로, 어떤 수준의 결과물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AI는 단순히 템플릿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제 사고방식을 반영한 문서를 생성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