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롭게 시작해 끝은 미약할 수 있지만, 추석 연휴를 맞아 바이브 코딩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PM으로서, 긴 연휴를 맞아 지금 내가 준비해야 하는 첫 번째는 AI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도를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휴 이전 「AI 시대, PM/PO를 위한 한 번에 끝내는 AI 서비스 기획 실무」 과정을 신청했고, 연휴 기간 동안 바이브 코딩을 통해 실제 서비스를 배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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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벌써 네 번째 여정을 담고 있지만, 실제 AI와 함께한 과정은 1시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즉, 바이브 코딩을 다짐하고 나와 주변이 겪고 있는 문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1시간 이내에 제품 개발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1-pager가 완성되고 나자, 다음 단계는 명확했습니다. 화면을 설계하고, 실제로 동작하는 웹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회사에서는 이 단계에서 디자이너가 와이어프레임을 그리고, 개발자가 구현합니다. 하지만 저는 혼자였고, 피그마는 단순한 와이어프레임 정도만 그릴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AI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이었습니다. 개별 AI에게 명확한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범용적이면서 구조를 잘 잡는 ChatGPT에게는 기획자의 역할을, 저의 부족한 설명에도 기술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Gemini에게는 개발자의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첫 시작은 ChatGPT였습니다. 1-pager를 업로드하고 이를 기반으로 프롬프트를 작성했습니다. "너는 웹/앱 서비스를 20년 동안 기획했어. 1-pager를 기반으로 Replit으로 바이브 코딩을 시작하기 이전, PM이 고려해야 하는 기획 요소를 식별하고 이를 보고해줘."
ChatGPT는 높은 수준의 기획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이는 흡사 PRD를 작성한 내용과 비슷했습니다. 페이지 구조, 사용자 플로우, 각 화면의 핵심 요소, 예외 상황 처리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이 문서를 Gemini에게 전달했습니다. "너는 웹/앱 서비스를 20년 동안 개발했어. 이 문서를 기반으로 개발 이전 우려되는 사항을 알려주고, 보완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려줘."
Gemini는 개발자의 시각에서 문서를 검토했습니다. 기획서에는 "사진 업로드"라고만 적혀 있었지만, Gemini는 파일 크기 제한, 이미지 포맷, 업로드 실패 시 처리 방안, 모바일 환경에서의 카메라 접근 권한 등 실제 개발 시 고려해야 할 기술적 이슈들을 짚어냈습니다. 또한 "주간 진행률"이라는 기능에 대해서도, 서버 시간 기준인지 사용자 로컬 시간 기준인지, 일요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다시 이 문서를 제가 검토하고 ChatGPT에게 전달했습니다. "개발자가 리뷰해준 문서야. 네가 보완해야 하는 부분을 알려주면 내가 검토할게."
ChatGPT는 Gemini가 제기한 기술적 이슈들을 기획 관점에서 재정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시간대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시간 기준으로 통일하되, 추후 글로벌 확장 시 사용자 로컬 시간을 지원하도록 설계"라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미지 업로드 실패에 대해서는 "재시도 버튼과 함께 '나중에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친절한 메시지를 표시"하는 UX 가이드를 추가했습니다.
이 과정은 마치 실제 팀이 협업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기획자(ChatGPT)가 초안을 작성하고, 개발자(Gemini)가 기술적 검토를 하고, 다시 기획자가 이를 반영해 문서를 보완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PM으로서 최종 의사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약 30분이었습니다. 보통 회사에서는 기획 문서 초안 작성에 하루, 개발팀 리뷰에 하루, 수정 및 확정에 하루, 총 3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하지만 AI와 함께하니 그 시간이 30분으로 압축되었습니다. 꽤나 빠른 개발 속도를 가진 조직에서도 근무해보았지만, 이정도 속도는 놀라움의 연속이였습니다.
30분을 협업하니, 제품에 대한 초안을 보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Replit에 회원가입하고 ChatGPT에게 최종 문서를 전달하며 Replit 전용 프롬프트를 작성해달라고 하니, 바로 복사 붙여넣기할 수 있는 "Replit 전용 프롬프트"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를 Replit에 업로드하니, 7분 만에 바로 배포가 가능한 웹사이트가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아직 어색한 부분이 보였고, 자세한 부분에 대한 수정이 필요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동작하는 프로토타입이 1시간 만에 완성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보통 같은 수준의 프로토타입을 만들려면 개발자와 함께 최소 일주일은 필요했습니다. 기획 확정에 1-2일, 개발에 3-4일, 테스트와 수정에 하루 정도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다만, AI (ChatGPT, Gemini, Replit)와 함께라면 1시간 반만에 QA가 가능한 수준의 웹사이트를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