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픔, 핑계가 아니라 진행형.

[D-235] 당신의 '어설픔'을 응원합니다.

by Mooon

D-235. Sentence

당신의 '어설픔'을 응원합니다.


@CSE:NA 코세나 시즌1_김현호 코치



느낌의 시작


어제 저녁, “조직에서 나만의 포지션을 찾는 방법: 세상 쉬운 퍼스널 브랜딩 A to Z”라는 온라인 특강을 들었다. 요즘 퍼스널 브랜딩 관련 책을 다양하게 접하고 있지만, 결국 그 핵심은 비슷하다. ‘어떤 방식으로 나를 표현할 것인가’, ‘어떤 결과물을 남길 것인가’, ‘나다움을 어떻게 발견하고 언어화할 것인가’—모든 프로세스는 이 흐름 안에 있다. 어제 강연을 맡은 김현호 코치님은 삼성전자 전략마케팅팀에서 25년을 근무한 마케팅 전문가였다. 그분이 말한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 키워드는 “Help”. 내가 누구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보다 더 마음을 깊이 건드린 문장은 강연의 마지막 슬라이드에 조용히 남아 있던 한 문장이었다. “당신의 어설픔을 응원합니다.” 그 문장은 강렬하고도 다정하게 나를 위로했다.



마음의 흐름


누구나 처음은 어설프다. ‘유재석’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부연 설명과 시간이 필요했을까.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처럼, 머릿속의 완벽한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건 결국 ‘시작’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오늘은 퍼스널 브랜딩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각자 읽어온 책을 정리해 공유하고,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결과를 내기 전, 우리가 겪는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바로 자산이며 가치라는 걸 체감하는 하루였다. 우리는 오늘, 동네를 벗어나 고양시의 한 카페로 향했다. 그런데… 자유로에서 네비게이션을 잘못 보고, 잘못된 길로 빠졌고, 결국 인천공항 방향으로 한참을 돌아와야 했다. 15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1시간을 헤매다 겨우 도착했다. 그 어설픔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차에 타기 전, 인문학 전문가 언니는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려 액정 반쪽이 나가 있었고, 예술가 친구는 공유하기로 한 책을 카페에 도착해서야 두고 온 걸 알게 되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 하나. 어설픔(Clumsiness). 솜씨가 서툴고,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고 미숙한 상태.


퍼스널 브랜딩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읽고 들으며, 과연 새롭고 단단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미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나는 너무 미흡하고, 어설프고, 조잡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그 어설픔을 ‘인정’할 때야말로 다음이 시작된다는 것.


고양 카페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천공항을 들렀다고 하니 남편은 한참을 웃는다. 가족이나 지인들은 나를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라 말한다. 엄마는 “도대체 강의실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한 번 들어보고 싶다”며, “너가 나가서 돈을 벌어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고 하신다. 거실에 놓인 노트북을 보고도 남편에게 전화해 “노트북 가져갔냐”고 묻는 내가, 진료비 내지 않고 병원을 나온 뒤 전화받는 내가— 나조차도 나 자신이 신기하다.


인생이 어설프다. 하지만 그 어설픔에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진심이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진심. 내가 전하고 싶은 말보다, 그것을 받아들일 학생들의 반응을 더 살피고자하는 진심. 그리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이 여정을 같이 걷고 있는 사람들과의 공동의 진심. 어설픔이 응원받는 이유는, 그 어설픔 아래에 진심이라는 단단한 토대가 있기 때문 아닐까. 진심이 있는 어설픔은 채워질 수 있다. 자랄 수 있다. 오늘처럼 숨이 턱 막히는 폭염 속에서도, 어설프게라도 해보는 나의 시도들이 결국 나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한다.


어설프니까, 지금 이 순간을 웃을 수 있다.

어설프니까,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벗어나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지금을 흘려보내지 말자.



내 안의 한 줄


어설픔은 핑계가 아니라, 진행형이다.


**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이전 25화밀리미터만큼 아쉽고, 밀리그램만큼 애틋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