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함, 사랑을 인식하는 능력.

[D-236] 나즈: 무조건적인 사랑에서 오는 자부심

by Mooon

D-236. Sentence

나즈


@Yoanaloves



느낌의 시작


나즈 :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데서 오는 자부심과 자신감.

말레이시아 친구가 딸아이의 남자친구 이야기를 털어놓던 밤, 그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눈빛에서 문득 이 단어가 떠올랐다. 무조건적인 사랑이라는 감정. 그 감정을 ‘안다는 것’이, 한 사람의 자존을 얼마나 다르게 만드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의 흐름


어릴 적부터 참 부러운 친구들이 있었다. 누가 봐도 특별한 외모도 아니었고, 공부를 잘하지도 않았으며 특별히 튀지도 않았지만 어디에서든, 누구와 있어도 당당했다. 목소리, 표정, 걸음걸이에서 느껴지는 그 사람만의 중심. 그게 참 신기했다.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됐다. 그 당당함은 ‘능력’보다 ‘경험’보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데서’ 나온다는 걸.


받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랑을 ‘인식하느냐’의 문제. 사랑받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모르면, 사람은 쉽게 흔들리고, 쉽게 위축된다. 존재 그 자체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니까. 나도 그랬다. 어릴 때부터 어디서든 긴장했고, 어른들 앞에선 늘 굳어 있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이 인정할 만한 걸 얻기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또 달렸다. 한 계단을 오르면 그 자리에 행복하고 만족하기보다 다음 계단을 향해 더 뛰어야만 할 것 같았다. 나를 증명하고, 내가 가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부단히도 애썼던 젊은 날.


그 시절의 나는 나를 가치 있는 존재로 느낄 수 없었기에, ‘어떤 성취’로 그 가치를 채워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주 조용한 순간에 나라는 사람이 어떤 조건 없이도 누군가의 마음 깊은 곳에서 소중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삶을 채워야 할 이유가 바뀌었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더 분명해졌다.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자기 존재의 값어치’를 스스로 알고 살아가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다른 무엇이 없어도, 그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 하지만 현실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보면, 나를 그대로 빼닮은 모습이 보여 아려온다.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작아지고, 경직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아이들.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하다. 엄마로서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걸 안다. 그러나 단 하나, 그 무엇보다 확실히 해줄 수 있는 것. 내가 너희를 말로 다하지 못할 정도로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그 사랑이 조건 없이 너희 곁에 존재하고 기도하고 있다는 걸, 내가 살아있는 한, 늘 기억하도록 만드는 것. 그게 내 몫이다. 그 친구의 딸이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이야기 앞에서 걱정이 앞선 남편과 그걸 애써 덤덤히 받아들이려는 엄마의 마음 속에서 나는 또 한 번 ‘나즈’를 떠올렸다. 딸을 향한, 아들을 향한, 묵직한 사랑.


그 사랑은 말을 하지 않아도 전해진다. 그 사랑을 ‘알게 되는 순간’ 한 사람은 단단해진다. 그 사랑은 사람을 키운다.

나 역시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 속에 이 자리에 서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된다. 그래서 오늘, 내가 가진 모든 마음과 힘을 다해 그 사랑을 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그것만이 아이들을 위축된 세상 속에서 다시금 중심으로 세울 수 있는 단 하나의 힘이라 믿기에.



내 안의 한 줄

사랑을 아는 태도, 그것이 당당함이다.

**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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