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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우리 사이의 숨 고르기.

[브랜드 언어] 다정함과 거리감 사이, 나의 목소리

by Mooon

[Re:me | 브랜드의 언어 06]

다정함과 거리감 사이, 나의 목소리


8057199215a43df5343dee03813057dc.jpg https://pin.it/9f2mTNxFm

관계 조절 언어 (Relational Distance)

언어를 사용하여 상대와의 심리적·사회적 거리를 의도적으로 조율하는 능력. 이는 단순한 친밀·단절의 이분법이 아니라, 상황·맥락·역할에 맞춘 ‘관계적 위치’를 드러내고 유지하는 전략적 언어 활용이다.


-관찰 지표: 어휘 선택, 말투, 속도, 대화 주제 전환 빈도, 응답 시간.




SCENE | 머무른 장면


퇴근길,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마주 앉았다. 그는 내 안부를 묻기보다 최근 겪은 일을 쏟아냈다. 한참을 고개 끄덕이며 듣던 나는, 어느 순간 답이 짧아지고 있었다. 마음은 그를 위하고 싶었지만, 몸속 에너지가 서서히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웃음은 여전했지만, 내 어깨와 등은 조금씩 뒤로 기울어 있었다. 말과 몸이 동시에 거리를 만드는 순간이었다. 이 거리는 냉정함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숨 쉴 틈이었다.




SIGN | 감정의 단서


관계 속에서 거리는 먼저 목소리에 스민다. 톤이 한 톤 낮아지고, 말이 짧아지며, 속도가 느려진다. 마음의 문을 살짝 닫는 대신, 표정은 여전히 부드럽게 유지한다. 그 부드러움은 위장된 친절이 아니라, 차갑게 선을 긋지 않으면서도 내 경계를 지키기 위한 다정함이다. 가까워지고 싶은 순간에도, 오히려 한 발 뒤로 서야 할 때가 있다. 그 순간의 말투와 단어 선택은 나의 위치를 말없이 알려준다.




SHIFT | 방향의 틈새


예전에는 다정함만이 관계를 지켜준다고 믿었다. 그러나 경계 없는 다정함은 종종 나를 소진시켰다. 가까움을 유지하려 애쓸수록, 마음 속에서는 작은 불편이 자라났다. 그 불편을 무시한 채 웃고 있으면, 어느 날 갑자기 관계가 무너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거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진심이 전해질 수 있고, 매일 마주쳐도 마음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대답을 한 박자 늦추고, 대화를 다른 주제로 옮기며,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신호를 남긴다. 거리를 둔다는 건 관계를 버린다는 뜻이 아니라, 오래 가기 위한 숨 고르기다.



SAY | 내 안의 문장


“거리를 만드는 말은, 관계를 지키는 또 다른 다정함이다.”




오늘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지금, 누구와 얼마나 가까이에 있나요?

그 거리는 당신이 의도한 만큼의 안전과 진정성을 지켜주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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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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