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66] 그게 브랜드입니다.
D-366. Sentence
그게 브랜드입니다.
그게 브랜드다. 결국은 자신만의 신념이다. 어떤 조건이나 상황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중심. 나는 그게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그 중심이 분명할수록 사람은 기억되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된다. 흔히 말하는 Only One이라는 것도 결국은 거기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Only One일 수도 있고, 소수에게 깊이 선택받는 Only One일 수도 있다. 그 차이가 중요하지 않다기보다는, 그건 그 다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먼저 필요한 건,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같은 이야기를 해왔다. 학생들에게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브랜드가 되라는 말. 정확히는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라는 말이다. 단순히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인지가 드러나는 상태 말이다. 오늘 또 하나의 수업을 종강했다. 1년 동안 30주를 함께했던 학생들이다. 마지막으로 이 친구들에게 정말로 남기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를 계속 생각했다. 여러 문장이 떠올랐지만 결국 하나로 정리되었다. 이제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대학 이름이, 회사 조직이 나를 보호해주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예전에는 조금 늦게 정신을 차려도, 소속의 힘으로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했던 사회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같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같은 회사에 다닌다고 해서 같은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제는 각기전투의 시대고,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찾아야 하는 시대다. 그 과정에서 가장 분명한 무기는 결국 ‘나만의 브랜드’다.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솔직히 만족보다 후회가 먼저 떠오른다. 뿌듯했던 순간들보다, 허비했던 시간들과 놓쳐버린 기회들이 더 또렷하다. 그때 왜 더 용기 내지 못했을까, 왜 조금 더 단단해지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들이 밀려온다.
그런데도 단 하나,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있다면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분명한 목표를 향해 계획적으로 달려왔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열리는 기회와 주어지는 역할을 받아들이며 버텨왔을 뿐이지만, 그 시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쌓인 경험과 감정, 시행착오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이제는 흩어져 있던 시간과 역할들을 하나의 색으로, 하나의 묶음으로 정리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나만의 언어로 말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 말이다. 지금까지의 시간은 분명 적자였다. 투자하고, 버티고, 멈추지 않고 흘려보낸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흑자를 향해 가고 싶다. 나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말이다.
조금 전에는 오늘 기말고사를 본 첫째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본 세 과목 이야기와 성적 이야기를 하고 나서, 내일 두 과목이 남아 있는데 오늘 집에 가서 게임을 해도 되느냐고 묻는다. 예전 같았으면 화부터 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게 느껴졌다. 지금은 이 아이를 기다려야 할 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직은 투자해야 할 시기이고, 아직은 인내가 필요한 구간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된다.
오늘 2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캠퍼스를 떠나면서, 이상하게도 이곳에 오는 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스쳤다. 예전 같았으면 섭섭함이나 아쉬움이 앞섰을 텐데, 오늘은 그저 담담했다. 또 하나의 챕터가 넘어가는구나, 그리고 또 다른 챕터가 시작되겠구나 하는 마음이었다. 지금 나는 적자를 지나 흑자로 돌아서기 위한 과정 한가운데에 있다. 오늘만큼은 이번 학기도, 지금까지의 나도, 참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 안의 한 줄
브랜드는 결국, 멈추지 않고 버텨온 시간의 합이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