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선택이란 말.

[D-396] 현재

by Mooon

D-396. Sentence

현재


IMG_3609.jpg @parkwoonghyun_salon

현재 옳은 선택이 없을까. 분명 있다. 0 아니면 100처럼 극단적인 선택만이 아니라, 그보다 조금 더 나은 선택쯤을 우리는 옳은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선택은 늘 그 순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선택 뒤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고, 그 책임을 감당하는 과정이 쌓여야 비로소 결과 또한 옳아진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우리는 선택을 한다. 지금 일어나 하루를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누워 5분, 10분의 단잠을 즐길 것인지. 어젯밤 새벽 1시가 다 되어 잠들었음에도 오늘 아침은 유독 일찍 눈이 떠졌다. 다시 눈을 감아보았지만 잠이 다시 올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둘째 방으로 갔다. 이불을 다 걷어차고 자는 둘째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잠시 옆에 누웠다. 둘째가 잠들었을 때면 꼭 던지게 되는 질문이 있다. “더 잘 거야?” “엄마가 이불 덮어줘?” 잠결에 고개를 끄덕이는 둘째의 모습이 나에겐 이상하리만큼 큰 위로가 된다. 그래서 가끔은 늦은 밤, 일하다 말고 갑자기 둘째 방으로 가 자고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건다. “안 추워?” “엄마랑 같이 잘까?” 어떤 날은 깊이 잠들어 아무 반응이 없고, 어떤 날은 자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 단순한 움직임 하나가 왜 그렇게 마음을 풀어주는지,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다시 오늘 아침으로 돌아와, 둘째 방에 누워 있다가 안방으로 돌아왔는데 생각보다 깊이 잠이 들어 늦잠을 자고 말았다. 오늘 나의 선택은 옳았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선택이 옳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늘 사후에야 생긴다. 선택의 순간만 떼어 놓고 보면 알 수 없다. 그 선택을 감당하는 과정까지 포함해야만 비로소 판단이 가능해진다. 그 순간들과 과정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올해 한국연구재단에서 시행하는 연구지원사업에 지원하려 준비중이다. 자격 조건에 따라 정말 다양한 사업들이 있다. 내가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두 가지. 두 사업은 자격 요건도, 지원 규모도 다르다. 중복 지원은 가능하지만, 만약 두 사업 모두 선정된다면 하나만 수행할 수 있다. 자격 요건을 살펴보다가 마음에 걸리는 조건 하나를 발견했다. 최근 5년간 연구실적 5편. 어제 논문 개수를 세어보니 딱 4편이었다. 순간 아차 싶었다. 왜 이것밖에 안 되지, 되짚어보니 2년 전까지 밀려드는 프로젝트들에 매달리느라 논문을 아예 쓰지 못했던 시간이 떠올랐다.


지금 상황에서 그때의 선택은 옳았을까, 아니었을까. 물론 타이밍 좋게도 전자책 출간이 예정되어 있어 연구실적은 충족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왜 논문을 꾸준히 쓰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무와 연구를 병행하는 일이, 특히 워킹맘에게는 얼마나 버거운 일인지 잘 알면서도 말이다. 오늘은 연구지원사업을 들여다보다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어떤 사업이 더 유리할지, 한국연구재단이 밀고 있는 ‘핫한’ 연구 주제를 택할지, 아니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연구를 선택할지.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 문제는 그 다음일 것이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머리는 무거워지고, 선택은 오히려 흐릿해진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다짐해본다. 단순하게 선택하고, 깊게 만들어가자. 일단 뭐든 쓰자.



내 안의 한 줄

선택은 늘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판단된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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