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과 산만함에서 벗어나기.

[D-398] 리추얼의 힘

by Mooon

D-398. Sentence

리추얼의 힘


IMG_3704.jpg @histofit_

리추얼의 힘은 의식이고, 의례이고, 무한 반복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전적으로 믿지 않는다. 나 자신에게는 ‘결코’, ‘반드시’, ‘기필코’, ‘꼭’, ‘절대’ 같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걸, 살면서 여러 번 확인해왔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비난하지만, 나 또한 언제든 내가 비난하던 그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반복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을 때,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신뢰는 늘 조금씩 깎여 나갔다.


두 아들에게 가장 화가 날 때는, 그 아이들 안에서 내가 알고 있는 나의 뼈아픈 악습이 그대로 반복되는 모습을 볼 때다. 절대 닮지 않았으면 하는 못됨을 기어코 닮아가는 그 장면들은, 엄마로서의 나를 가장 아프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다. 나 자신을 합리화하고 싶은 욕망이 올라오기 전에, 그 전에 붙잡아야 한다는 것을.


그럴 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마음을 다잡는 것이 아니라 몸을 먼저 움직이는 일이었다. 본능적으로 반복할 수 있을 때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나오는 상태가 될 때까지 무한 반복하는 것. 그것 말고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었다. ‘마음이 있어야 행동할 수 있다’라는 말만큼 논리적이고 그럴듯한 거짓말도 없는 것 같다. 하지 않던 행동을 먼저 하고, 그 행동이 몸에 스며들 때까지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나의 마음이 된다. 마음은 행동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다.


어른을 봐도 인사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주구장창 인사를 시키다 보면, 어느새 자동적으로 어른을 보면 인사하게 된다. 우리 아파트에서 경비원분들을 만날 때마다 둘째아들은 늘 인사를 한다. 아파트단지를 쓸고 계신 분, 분리수거장에서 정리하고 계신 분, 경비실에 앉아 계신 분을 만날 때마다 고개를 숙여 “안녕하세요”라고 말한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경비원분들은 늘 흐뭇하게 웃어주신다. 요즘 아이들은 아무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이신다.


나는 어른을 보면 인사해야 한다고 수도 없이 이야기해왔다. 인사를 잘하고, 대답을 잘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쳐왔다. 어른들과 식사할 때는 어른들이 숟가락을 드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밥을 먹고 나면 반드시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천방지축인 두 아들이지만, 어른들과 함께 식사할 때는 숟가락을 먼저 들지 않는다. 감사하며 먹기, 감사함을 말로 표현하며 식사를 마무리하기. 이 모든 것도 결국 무한 반복의 결과다.


누구나 놀고 싶고, 누구나 눕고 싶고, 누구나 편하게 쉬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반복이 답이다.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것. 그렇게 쌓인 행동만이 나를 조금씩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몸에 베이도록 반복해왔을까. 올해는 조금 더 멋있는 리추얼을 만들어가고 싶다. 나 자신부터 말이다.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작지만 나에게는 분명한 의미가 있는 의식들. 오늘도 열심히 달려왔다. 본능적으로 해온 것도 있고, 의식적으로 선택한 행동들도 있었을 것이다.


오늘은 벌써 2월이다. 2026년의 한 달이 이미 지나갔다는 뜻이다. 왜인지 올해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 유독 흐릿하다. 하지만 흐릿했다면,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새 출발을 위한 새로운 리추얼. 마음보다 먼저, 몸이 기억하도록.



내 안의 한 줄

리추얼은 마음을 설득하지 않는다, 몸에 남는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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