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5. Sentence] 訃告
D-35. Sentence
"訃告(부고)"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문자 하나가 와있었다.
"訃告(부고)"
김**의 부친 故 김**님께서 소천하셨기에
아래와 같이 부고를 전해드립니다.
-김**[녀] 드림-
어렸을 적,
교회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문자였다.
어느덧,
결혼소식보다 부고를 더
많이 받게되는 나이가 되었다.
결혼할 친구들은 오래 전에
이미 다 결혼을 했고,
몇해 전부터 지인들의
부모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게된다.
訃告(부고): 사람의 죽음을 알림, 또는 그런 글.
모든 사람에게 가장 공평한 것은
바로 시간이고,
그 누구도 자신의 마지막이
언제인지 알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새해를 맞이하고, 오늘이 벌써 5일째이다.
오늘도 한 생명의 마지막을 접하며,
다시한번 나에게 새롭게
주어진 올 해를 다짐해본다.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내리라고.
죽어있는 것처럼, 부패하거나
멈추어져있는 시간으로
올해를 허비하지 않겠다고.
작년보다 먼지만큼이라도
더 온전해질 수 있도록,
더 따뜻해질 수 있도록,
주어진 시간을 채워가보겠다고 말이다.
조금 후 예전 교회친구들과
장례식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늘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낸
친구의 얼굴을 마주하며,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보리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