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8. Sentence] 그래도 예쁜 당신
D-38. Sentence
"그래도 예쁜 당신"
오늘은 첫째 아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이었다.
꽃다발을 준비하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진짜 졸업을 했다.
졸업식날,
왜 문득 며칠 전 우연히 보게 된,
어느 시골마을에
서로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고백하시는
노부부가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졸업식장에 앉아있는데
6년간의 시간이 생각났다.
마냥 잘 해내리라 생각했던
철없던 입학시절부터
울고, 웃고, 가슴 졸였던
6년간의 시간이 훌쩍 지나,
"이젠 안녕"을 부르며 졸업가운을 입고 있다.
생각해 보면,
나도 초등학교 엄마는
내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거라,
참 서툴렀고, 참 버벅대며 지나온 것 같다.
(올해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두 번째라고 과연 얼마나
더 나은 엄마가 될지는 모를 일이다...)
시골마을에
소박하게 사시지만,
서로 때문에 행복하고,
서로 때문에 감사하는 노부부와 같이.
아무리 밉고,
부족하고, 구멍많고,
화가 나도
나에게 허락하신 첫 번째 아들.
그래도 예쁜 당신이다.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고생했고, 수고했고
고맙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중학교 입학하자마자
3주만 지나면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질 테니,
정신 바짝 차리고
마음 단단히 먹고 계시라는
학원 원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겪어야 할 건 겪어야 하고
그 또한 지나갈 테니 말이다.
그래도 예쁜 당신.
졸업을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