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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Nov 26. 2018

아부오름

어린이와 노인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

 하늘이 맑은 날이면 어디로든 나가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오후에 아이들 공개수업이 있는 날! 수업시작 시간까지 3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근처에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을 급하게 검색해 보니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아부오름이 보인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름이다. 이리저리 잴 것도 없이 간단한 간식과 물을 챙겨 아내와 함께 서둘러 집을 나섰다.  


 블로거들이 쓴 후기에는 주차가 힘들다고 나와 있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자갈이 깔린 널찍한 주차장이 새로 조성되어 있었다. 먼저 도착한 자동차들이 7~8대 정도가 주차되어 있고, 감귤을 파는 분도 계신 것 보니 찾는 관광객들이 꽤 있나 보다. 안내판 앞에서 아부오름에 대해 설명하시는 분과 한 무리의 탐방객들이 보인다. 조용히 오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오름을 올랐다. 


 오름을 오르는 탐방로 바닥에는 ‘코코넛 매트’가 깔려 있다. 100% 코코넛 껍질의 섬유질을 이용해 새끼줄처럼 꼬아서 만든 매트다. 요즘 산책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재다. 예전에는 주로 폐타이어를 잘라서 만든 걸 사용했었는데 훨씬 더 친환경적으로 보인다. 단 눈이 많이 내려 바닥이 얼 경우 매우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아래에서 바라본 아부오름의 모습, 바닥에는 코코넛 매트가 깔려있다.


| 누구나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오름

 정상에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오를 수 있다. 코코넛 매트를 밟고 조금 올라간다 싶으면 금방 정상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도넛같은 둥근 분화구가 형성되어 있다. 동그란 모습이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편암함을 준다. 분화구 능선을 따라 1.5km 정도의 산책길 역시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다. 소를 키우는 목장이 주변에 있다보니 소똥들도 군데군데 보인다. 주로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능선 주변과는 달리 분화구 가운데에는 동그랗게 삼나무가 심겨져 있다. 영화 ‘이재수의 난’을 촬영하기 위해 심은 것들이라 한다. 

둥근 모양의 분화구 중앙에는 영화 이재수의 난을 촬영하기 위해 식재한 삼나무 숲이 둥글게 조성되어 있다
둥근 분화구의 능선을 따라 가족, 연인과 편안하게 걸어갈 수 있다.
능선을 따라 소나무들이 자라 가로수처럼 서 있는 구간도 일부 있다
저멀리 오름들 너머로 구름과 박무로  사이로 어렴풋하게 한라산이 보인다
인근 목장에서 한우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이 소들이 탐방로로 올라오기도 한다.


| 영화의 배경이 될 만큼 아름다운 오름

  오름을 구경하는 데는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천천히 걷고도 공개 수업에 늦지 않고 시간이 남았을 정도다. 걷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나 노약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어 함께 오면 좋을 듯 하다. 물론 주변에 오름들이 많이 많아서 풍광은 멋있고, 푸른 바다와 한라산도 함께 볼 수 있다. 입구 근처에 오래된 나무가 있고 그 주위에 소담한 벤치가 놓여져 있다. 내려오는 길에 그곳에서 아내와 여유롭게 앉아 잠시 햇살을 쬐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이곳이 영화 ‘연풍연가’의 배경이 된 곳이란다.  영화의 배경이 될 만큼 아름다운 오름인가 보다.    





* 이름의 유래 :  아부오름은 마을의 앞쪽에 있다는 뜻의 '앞오름'에서 변한 명칭이라는 설이 있고,  '아부악(亞父岳)' 즉 '아버지오름'에서 변한 명칭이라는 설도 있다 

* 주소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164-1번지 일대

* 주차장 : 있음. 넓게 새로 조성됨.

* 정상 해발고도 : 301m

* 오름 아래서부터의 높이 : 51m

* 분화형태 : 마르(maar)형

* 촬영영화 : 이재수의 난, 연풍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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