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노인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
하늘이 맑은 날이면 어디로든 나가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오후에 아이들 공개수업이 있는 날! 수업시작 시간까지 3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근처에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을 급하게 검색해 보니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아부오름이 보인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름이다. 이리저리 잴 것도 없이 간단한 간식과 물을 챙겨 아내와 함께 서둘러 집을 나섰다.
블로거들이 쓴 후기에는 주차가 힘들다고 나와 있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자갈이 깔린 널찍한 주차장이 새로 조성되어 있었다. 먼저 도착한 자동차들이 7~8대 정도가 주차되어 있고, 감귤을 파는 분도 계신 것 보니 찾는 관광객들이 꽤 있나 보다. 안내판 앞에서 아부오름에 대해 설명하시는 분과 한 무리의 탐방객들이 보인다. 조용히 오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오름을 올랐다.
오름을 오르는 탐방로 바닥에는 ‘코코넛 매트’가 깔려 있다. 100% 코코넛 껍질의 섬유질을 이용해 새끼줄처럼 꼬아서 만든 매트다. 요즘 산책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재다. 예전에는 주로 폐타이어를 잘라서 만든 걸 사용했었는데 훨씬 더 친환경적으로 보인다. 단 눈이 많이 내려 바닥이 얼 경우 매우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 누구나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오름
정상에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오를 수 있다. 코코넛 매트를 밟고 조금 올라간다 싶으면 금방 정상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도넛같은 둥근 분화구가 형성되어 있다. 동그란 모습이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편암함을 준다. 분화구 능선을 따라 1.5km 정도의 산책길 역시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다. 소를 키우는 목장이 주변에 있다보니 소똥들도 군데군데 보인다. 주로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능선 주변과는 달리 분화구 가운데에는 동그랗게 삼나무가 심겨져 있다. 영화 ‘이재수의 난’을 촬영하기 위해 심은 것들이라 한다.
| 영화의 배경이 될 만큼 아름다운 오름
오름을 구경하는 데는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천천히 걷고도 공개 수업에 늦지 않고 시간이 남았을 정도다. 걷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나 노약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어 함께 오면 좋을 듯 하다. 물론 주변에 오름들이 많이 많아서 풍광은 멋있고, 푸른 바다와 한라산도 함께 볼 수 있다. 입구 근처에 오래된 나무가 있고 그 주위에 소담한 벤치가 놓여져 있다. 내려오는 길에 그곳에서 아내와 여유롭게 앉아 잠시 햇살을 쬐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이곳이 영화 ‘연풍연가’의 배경이 된 곳이란다. 영화의 배경이 될 만큼 아름다운 오름인가 보다.
* 이름의 유래 : 아부오름은 마을의 앞쪽에 있다는 뜻의 '앞오름'에서 변한 명칭이라는 설이 있고, '아부악(亞父岳)' 즉 '아버지오름'에서 변한 명칭이라는 설도 있다
* 주소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164-1번지 일대
* 주차장 : 있음. 넓게 새로 조성됨.
* 정상 해발고도 : 301m
* 오름 아래서부터의 높이 : 51m
* 분화형태 : 마르(maar)형
* 촬영영화 : 이재수의 난, 연풍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