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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Dec 18. 2018

부대오름

 요즘 오름들이 여행지로 유명해지면서 대부분의 오름에는 입구와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오름들을 제외하고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꽤나 많은 오름들이 사유지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인터넷 지도에서 가르쳐 주는 대로 오름 입구를 찾아갔다가 입구를 찾지 못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 입구를 찾기 힘든 부대오름

 이번에 방문한 부대오름(부대악)도 비슷한 형편이다. 지척에 있는 오름이지만 입구를 안내하는 뭔가를 본 기억이 없다. 인터넷을 겨우 수소문해 단서를 찾고 추정해서 입구가 있는 곳으로 무작정 갔다. 큰길(번영로)에서 벗어나 목장이 운영하는 까페가 있는 곳으로 갔더니 부대오름이라고 쓰여있는 표석이 보인다. 표석 인근에 산책로를 알리는 팻말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번영로를 조금벗어나 목장이 운영하는 까페 근처에 있는 입구
입구 앞에 서있는 부대오름 표석


| 정비가 필요한 산책길

 오르는 길 역시 정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다. 예전에 깔아놓은 바닥재가 유실된 곳이 많다. 특히 산책로를 가로막고 쓰러진 삼나무들이 많아 뛰어넘거나 아래로 기어야 하는 곳이 많아 되돌아갈까 고민도 했었다. 산책길을 따라 나무들이 무성해 주변의 풍경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인지 그냥 숲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타깝게도 제주의 바다와 주변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풍경이 없으니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듯하다. 찾는 사람들이 적다 보니 산책로도 제대로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악순환이다. 큰길 건너에 세계문화유산인 거문오름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아쉽다.

산책로에 삼나무들이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곳이 많다.


| 목장으로 이용되는 ㄷ자형의 분화구

 숲길을 겨우 헤치고 내려오니 목장길이다. 그나마 초록 초록한 목장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과 그 사이로 뛰어다니는 꿩들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내려와 목장에서 보니 ㄷ자 말굽 형태의 분화구의 모습이 보이고, 쏙 들어간 분화구는 목장의  초지로 개간되어 있다. 분화구 주변의 절개지에는 붉은색의 스코리아(scoria)가 쌓여 있는 층이 눈에 띈다. 전형적인 분석구(scoria cone)임을 알 수 있다.

ㄷ자형의 분화구가 드러나 있고, 그곳은 목장의 초지로 이용되고 있다.(사유지)
절개지에 분석(scoria)이 쌓여 있는 층이 드러나 있다. 이런 분석이 쌓이 형성한 원추형화산을 분석구라고한다.





* 오름 명칭의 유래(출처: 제주환경일보_2018년_1월_8일)

 부대악의 부대에 관해서는 아직도 특별히 서술한 내용이나 유래에 관한 명확한 문헌이 없다. 흘러나오는 이야기 중에는 북쪽 맞은편의 거문오름과 함께 이 오름의 굼부리에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부대가 있었던 연유로 군부대를 뜻하는 ‘부대’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일제시대보다 훨씬 이전의 고문헌에는 다른 의미의 한자들로 표기가 되어 있는데 부대(扶大. 富大. 夫大)와 관련하여 어는 것도 군(軍) 부대와는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일부 내용에는 부대의 의미로 화전이나 개간지 등을 일컫는 부대알이나 부대기를 줄인 게 아닌가 하는 설도 있으나 이 오름 주변의 목장 지대로 둘러싸인 점 외에는 특별한 근거는 없다.

http://www.newsje.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837


* 주소 : 조천읍 선흘리 산 103번지

* 주차장 : 까페인근에 작은 주차장이 있음

* 탐방시간 : 약 1시간 정도

* 정상 해발고도 : 468.8m

* 오름 아래서부터의 높이 : 109m

* 오름의 모양 : ㄷ자형 말굽 형태

* 분화 형태 : 분석구(scoria cone/cinder c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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