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당근을 이용한 베이킹
제주는 지금 당근의 계절이다. 따뜻한 기후 때문에 겨울에도 당근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근에 있는 국내 최대 당근 생산지 구좌읍에서는 곳곳에 당근 수확이 한창이다. 지난 주말 수확이 끝난 구좌읍의 한 당근밭에서 일명 ‘파치’ 당근들을 한 박스나 주워왔다. 크기가 작아서, 삐뚤어져서, 다리가 2개여서 시장에 내다 팔기는 힘들지만, 먹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것들이다. 갓 수확한 당근이라 달고 즙이 많다. 요렇게 맛있는 당근 줍기를 허락해주신 농부님께 감솨~^^
| 제자를 위해 준비한 당근머핀
마침 오늘 방학을 맞은 제자가 우리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제주에 내려온 이후에도 꾸준하게 연락하며 상담을 해왔던 친구다. 이제 고3이 되어 내려오기 힘들 줄 알았는데 고맙게도 시간을 내 찾아와 주었다. 방과후 수업을 3일이나 빼먹고 왔다고 자랑스레 이야기 한다. 녀석에게 제주에 오면 당근케이크를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었다. 그 말이 생각나 어젯밤 급하게 레시피를 찾아 당근케이크보다 크기가 쪼금(?) 작은 머핀을 만들었다. 첫 시도였지만 맛있게 먹어준 제자 HJ에게도 감솨~^^
HJ은 내일 다시 서울에 올라가 지내야 하는 것이 걱정되지만, 제주에서의 3일이 꿈만 같단다. 끊임없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겨울방학 제주 여행을 생각하며 겨우 버텨왔단다. 무엇이 이 친구들을 이렇게 힘들게 할까?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와 인권 의식이 높아졌지만, 누군가의 말대로 이런 것들이 왜 모두 교문 앞에만 오면 멈출까? 왜 대한민국 학교에서는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아무도 행복하지 못할까? 제자를 만나니 학교를 그만두고 잠시 눌러두었던 생각들이 다시 올라와 씁쓸하고 미안하다.
<재료> 6개 분량
우리밀가루120g, 베이킹파우더5g, 시나몬가루1티스푼, 달걀3개, 유기농설탕100g, 현미유110g, 소금쬐금, 강판에 간 당근140g, 땅콩가루40g, 슈가파우더 기호에 맞게
<반죽 만들기>
- 달걀에 소금을 넣고 거품기로 친다.
- 여기에 설탕을 두 번에 걸쳐 넣고 거품기로 친다.
- 여기에 현미유를 넣고 잘 섞이도록 거품기로 또 친다.
(현미유대신 다른 식용유를 넣어도 됩니다)
- 체에 친 우리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시나몬가루를 넣고 뭉쳐지지 않도록 잘 섞어준다.
- 강판에 간 당근과 땅콩 가루를 넣고 잘 섞는다.
(다른 견과류를 이용하거나 섞어도 됩니다)
<성형 및 굽기>
- 머핀컵에 완성된 반죽을 70~80% 정도만 채운다.
(너무 많이 담으면 넘칠 수 있어요)
- 180도 오븐에 약 25분간 굽는다.
(오븐에 따라 다릅니다)
- 식힘망에 식힌 뒤, 체를 이용해 슈가파우더를 기호에 맞게 뿌린다.
(토핑은 아이싱, 생크림 등 원하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 맛있게 먹는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