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1일(월요일) / 이틀째 흐린 날씨. 기온은 낮고 쌀쌀함
1월 31일부터 2월 7일까지 설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지난해 7월 제주도로 이주해 온 후 첫 육지 나들이였다. 고향에 가서 양가 어른들과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들뜨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소다 때문에 걱정되었다. 8일이나 집을 비우게 되면 소다가 밥은 잘 먹을지 또 외롭지는 않을는지 걱정이었다. 옆집 준이네에 소다를 부탁하고 비행기를 탔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물론 그건 기우였다. 걱정과는 달리 소다는 준이네에서 밥을 잘 얻어먹고, 잠은 자기 집에 돌아와 잘 잤단다. 옆집은 명절 휴일 동안 유기견 '깜코'를 입양했단다. 그 모습을 보고 심술이 난 소다가 깜코에게 냥펀치를 날리기도 했다며 이웃집에서 소다의 근황을 카톡으로 전해주었다. 그걸 보고 있으니 고향 방문도 좋았지만 소다가 계속 생각나 제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 얼마간의 정이 들었나 보다.
2월 7일 저녁 8시쯤 제주 집에 도착했다. 돌아오니 소다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 옆집에 놀러 갔나 싶어 살펴보니 거기도 없다. 짐을 다 정리하고 나니 창밖에서 ‘냐아아옹~’ 하는 소다의 소리가 들렸다. 가족들은 모두 모여들어 소다에게 인사를 하고 사료와 물을 주었다. 집을 떠나지 않고 돌아와 준 소다가 고맙고 또 반가웠다.
그 후로 지금까지 소다는 이제 낮에는 주로 집안에 들어와 지낸다. 식사, 배변은 밖에서 하고 그것이 끝나면 집안으로 들어와 거실 테이블 밑에 누워 있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다시 밖으로 내보내 소다가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자기 집에서 잠을 자도록 했다. 사실 소다가 전처럼 완전히 야생에서 살아가는 것이 좋은 일인지, 우리 가족이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은 일인지 잘 모르겠다. 그저 서로 이렇게 적응해 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