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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류 Nov 11. 2024

여유가 있는 삶과 여유가 없는 삶

스틸니스 - 여백 있는 삶


인류의 모든 문제는 홀로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무능함에서 유래한다
- 블레즈 파스칼


 <스틸니스>라는 책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 소득이 있었다. 한 가지는 현대인과 여유에 대해서 고찰할 기회를 얻은 것이고, 두 번째로는 세네카나 처칠과 같은 새로운 인물상을 알게 된 것이다.



첫 번째로 현대인과 여유에 대한 고찰이다.


날마다 주어지는 현대인의 과제는 끊임이 없다.


공부하고 돈을 벌고, 사람을 만나고, 욕망을 충족시키고. 하지만 거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다. 공부에서 벗어나고, 돈에서 벗어나고, 사람에게서 벗어나고, 욕망에서 벗어나는 길에 대해서 말이다.


소위 성자라고 부르는 부처와 예수는 우리에게 삶의 초월과 인간의 완성을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인간은

그 길을 따르지도, 믿지도 않는 실정이다. 그런 불편하고 힘든 길을 따르기보다는 지금 편하고 지금 놀 수 있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이 된 이상 인간 이하로 살아서는 안 될 일이다. 적어도 인간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인간 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이지 인간다움을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물론 인간의 완성, 더 숭고한 가치를 향해 나아가려면 특별한 삶의 길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는 속세의 모든 것을 버리고 전문적인 종교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 수도사나 승려가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누구나 그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수도 누구나 고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여유는 누군가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 스스로 개척해서 얻어 누려야 되는 시간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여유 얻기를 기대하지 말아라. 다른 사람은 당신의 여유에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자기에게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의 여유에 관심이 있는 건 두 가지 경우이다. 자기에게 여유가 있어 상대방에게도 그런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배려해주는 것이 한가지이고, 다른 하나는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번째 소득은 처칠이다.

 

세계2차대전을 이끈 처칠은 스트레스로 크게 고생을 했는데, 그때마다 주변의 조언을 받아 새로운 취미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시작한 취미생활은 상당히 생산적이었는데, 취미로 그린 그림의 수준도 상당해서 경매에 올라왔다고 한다.  그는 전쟁 중에도 짬이 날 때, 그림을 그리면서 평화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좀 아이러니한 것은 히틀러도 원래는 화가 지망생이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딸과 함께 벽돌쌓기라는 특이한 취미생활을 즐겼는데, 그런 육체노동이 딸과 함께여서 그런지 일이 아니라 기쁘고 즐거운 일로 와닿은 모양이다. 이것 말고도 취미생활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상세히 밝히진 않겠다. 또한 세네카파트도 말을 아끼겠다.


읽어보면 알게 될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은 고대 현자들의 명언들을 인용하여 고요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지나치게 많이 먹지만 먹는 것에 비해 영양은 결핍되어 있고 과도한 자극과 스케줄에 노출되어 있지만 여전히 외롭다 - 20p


일기 속의 글은 읽는 사람을 위한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을 위한 글이다. 긴장을 풀고 마음을 느긋하게 하기 위해 쓰는 글이자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 82p


정보의 풍요로움이 주의력의 빈곤을 만들어낸다. - 허버트 사이먼, 미국의 사회과학자, 경영학자


비운다는 것은 신과 함께 한다는 것, 즉 도(道)이다. - 이와 겐조 Awa Kenzo,  일본 궁도의 명인


도(道)란 비우는 것이다. 비우는 것이란 마음 단식을 하는 것이다. - 장자


아이콰나미타스(고요하라) - 로마의 황제 안토니우스 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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