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 열쇠(김혜순)

[하루 한 詩 - 166]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역광 속에 멀어지는 당신 뒷모습 열쇠 구멍이네

그 구멍 속이 세상 밖이네


어두운 산 능선은 열쇠의 굴곡처럼 구불거리고

나는 그 긴 능선을 들어 당신을 열고 싶네


저 먼 곳, 안타깝고 환한 광야가

열쇠 구멍 뒤에 매달려 있어서

나는 그 광야에 한 아름 백합을 꽂았는데


찰칵


우리 몸은 모두 빛의 복도를 여는 문이라고

죽은 사람들이 읽는 책에 씌어 있다는데


당신은 왜 나를 열어 놓고 혼자 가는가


당신이 깜빡 사라지기 전 켜놓은 열쇠 구멍 하나

그믐에 구멍을 내어 밤보다 더한 어둠 켜놓은 깜깜한 나체 하나


백합 향 가득한 광야가 그 구멍 속에서 멀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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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는 잠긴 문을 여는 도구인데

안 풀리는 일의 해결사로 나선다.


세상의 모든 일을 풀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만능열쇠는 천국열쇠만큼이나

우리가 바라는 티켓이다.


내 마음을 열어줄 열쇠가

당신이 유일하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과 같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늘 잠가도 놓지 말고

아무나 들어올 수 있도록

늘 열어도 놓지 말고

당신만 자주자주 와서

열어주기를~!


갈 때는 잠그는 것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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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사랑 약속 자물통]


자물통 채운다고

변치 않을 사랑이 있겠냐만은

그래도 불안한 마음 달래주고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의 증표로

사랑 약속 자물통을 잠그고

풀 열쇠는 어찌 처리하는지 궁금하다.


하나씩 나눠 가졌을 수도 있고

(풀 수 있으니 좀 신사적인 방법)

다시 찾을 수 없도록 버렸을 수도 있겠지만

(풀 수 없으니 좀 이기적인 방법)

사랑이란 것이 이루어진 것보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훨씬 많을 텐데

약속 자물통 사랑을 회수해 갔는지도 궁금하다.

회수해 갔다면 지금까지 절대

저리 산더미처럼 많이 매달려 있지는 않을 텐데~

(지금은 열쇠는 빼고 자물통만 판단다.)


하여튼 매달인 자물통처럼

풀리지 말고 서로에 매달려

자물통 사랑이 무사하기를~!

대대손손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살아가면서는 자물통으로 꽁꽁 묶지 말고

마음의 문 여는 만능열쇠를 선물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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