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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석연 Jul 13. 2022

09. ‘공감(共感)’의 의미

삶은 의미다 - 09

공감(共感)’이란 타인의 마음을 그 사람의 입장으로 들어가 느끼고 자각하는 능력이다. ‘공(共)’은 두 손으로 물건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 ‘함께’라는 뜻이고, ‘감(感)’은 心(마음 심)과 咸(다 함)이 합쳐진 글자다. 공감은 ‘서로 함께 온 마음을 다함’이라는 뜻이다. 공감의 전 단계로 ‘교감(交感)’이 있는데, 감정을 교차시키는 것을 말하며 커뮤니케이션과도 같다. ‘교(交)’는 사람이 다리를 교차하여 앉은 모습으로 소통의 뜻을 가진 한자다. 비슷한 말로 ‘동정(同情)’이 있는데 공감과는 차이가 있는 마음이다. 동정은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알아주거나 가엾게 여기는 마음으로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공감은 상대방의 기분이나 아픔을 감정적으로 함께 느끼는 것을 말하고, 동정은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를 동의하거나 연민을 느끼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누군가를 가엾게 여기는 동정의 감정에는 자칫 본인의 형편이 상대방보다 낫다는 얄팍한 판단을 조심해야 한다. 동정이 상대의 아픔을 달래기는커녕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공감은 보통 다음과 같이 형성된다. 대화할 때 상대방에게 감정이입을 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이해받는다고 느끼고, 두 사람 간에 신뢰가 쌓인다. 타인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대해 공감하는 순간, 별개였던 두 사람의 감정이 연결되어 완전한 공감이 이루어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능력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다. 물체 간 당기는 힘을 ‘중력’이라 한다면, 인간 사이에 당기는 힘은 바로 공감력이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공감하지 못하면 세상에 적응하여 살아가기 힘들 수밖에 없다. 또한 요즘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권력을 가진 윗사람의 ‘갑질’, 학교에서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 및 집단 따돌림(왕따),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성희롱 등 대부분 사회문제가 타인의 입장을 생각지 않고 공감할 수 없어 벌어지는 불협화음들이다.

공감은 과거의 지식을 뒤로하고 새로운 지적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까지 포함해서 아는 것과 느끼는 것 둘 다이다. 타인의 마음에 대한 공감 어린 이해를 통해 무관심의 문화를 타파하고, 오만과 편견을 해소하는 것이 모두가 함께 살아갈 보다 나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길이다.

공감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긍정하는 것이고 그들의 인생을 예찬하는 것이다. 공감의 순간은 살면서 누릴 수 있는 경험 가운데 가장 밀도 높은 생생한 경험이다. 공감할 줄 몰라 경험을 제한받는 사람의 인생은 그만큼 충만하지 못하다. 인생을 구가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단단히 묶여 산다는 것이다. 뚝 떨어진 혼자만의 삶은 그만큼 부족한 삶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공감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인간다움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차이보다 공통점에 더 집중하는 공감력이야말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최고의 길이기도 하다.

사랑과 감수성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공감으로부터 시작되고, 우리 삶에서 가장 어려운 원만한 인간관계의 핵심인 배려와 소통, 관심과 인내심 역시 공감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사람을 앞서는 능력뿐만 아니라 타인과 쉽게 공감을 이루어 협력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타인의 기쁨뿐만 아니라 아픔에도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남의 아픔과 슬픔을 내 것처럼 느끼는 것은 기쁨을 느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고,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는 수준이 바로 공감력의 척도이다. 성공의 비결 역시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고자신의 처지와 아울러 상대방의 처지에서 세상을 볼 줄 아는 능력에 있다는 말이다.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해서, 자기 말보다 다른 사람 말을 들어주는 경청의 자세와 능력이 바로 공감이다. 사람들은 상대가 자기 말을 들어줄 때 비로소 마음을 연다. 마음을 열면 가슴이 넓어지고 상대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 비로소 공감이란 경이로운 장이 열린다. 결국 공감이란 경청에서 출발하는 관계 맺기 여행이다.

사소하지만 타인과의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밥 먹는 행위이다. 식사 자리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함께하는 공간이자 시간이다. 그래서 상식과 지식보다 밥을 먹는 회식(會食)이 인생의 중대사를 결정하는데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밥을 먹으며 상견례를 하고, 화해를 모색하며 갈등을 조정하기도 하는 것이다. 모두 그 중심에 공감이 복잡한 인간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체 간 당기는 힘을 중력이라 한다면인간 사이에 당기는 힘은 바로 공감력이다. 미술관, 박물관, 영화관, 공연장 등 모든 문화를 관람하기 위하여 몰려드는 것은 ‘공감’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마음을 유혹하는 공감은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되었고, 21세기 최대 자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BTS의 팬덤 ‘Army’를 보면 상품이나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하여 자신과 타인 간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기중심적 사고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 공감 능력이 자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균형 잡힌 시각을 회복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를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편견 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눈자연에 대한 아름다움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공감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요인이다.

지금 우리는 매우 복잡하고 다원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가치관이 다르고 생활양식이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는 무관심과 배타, 갈등의 위험이 늘 함께한다. 그 속에서 인간의 을 높이고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은 공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은 내 밖에 있어서 바꿀 수 없고, 결국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방법을 배워야 한다. 상대방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말이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 항상 지금 내 앞에 있는 친구, 동료, 형제, 부모 등의 마음을 헤아려 볼 줄 아는 공감 능력을 키워진정한 친구로진정한 동료로진정한 가족으로진정한 이웃으로 관계를 맺으며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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