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의미다 - 07
‘편견(偏見)’이란 한쪽으로 치우친 공정하지 못한 생각이나 견해라는 ‘일편지견(一偏之見)’에서 나온 말이다. 선입견(先入見)이란 말과 비슷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선입견은 ‘자신이 이미 그 대상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가지고 있는 주관적인 생각’이고, 편견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으로 개인보다 사회, 집단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한다. 큰 틀에서 보면 개인의 선입견이 모여 다수의 편견이 될 수 있으므로 편견이 선입견을 포괄한다고도 볼 수도 있다. 한편 선입견은 긍정, 부정에 둘 다 사용하지만, 편견은 부정에 많이 사용되고 차별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고정관념(固定觀念)이란 말도 있는데 잘 변하지 않고, 주로 행동을 결정하는 확고한 의식이나 생각을 뜻한다.
세상은 편견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면들이 많다. 그중에 으뜸이 편견은 사랑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라는 영화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도 있지 않은가? 우리 삶의 모든 길은 사랑으로 통하고 사랑으로 만난다. 진정한 사랑은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물과 생명에게 편견과 차별을 거두고 공감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편견을 가지게 되면 공감하지 못하고 상대를 수용하지 못하는데 무슨 사랑을 하겠는가. 아니면 역으로 사랑의 결핍으로 인해서 사랑에 대한 지독한 편견이 생겨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편견이 먼저인지 사랑의 결핍이 먼저인지 따지는 것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과 같겠지만, 사랑과 편견은 함께 할 수 없는 평행선을 따라가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편견이 심하면 사랑을 믿지 않거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의심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또한 편견은 날카로운 송곳처럼 언제나 찌를 준비가 되어 있다. 찌르는 대상이 처음에는 타인을 향하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되돌아올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사랑을 두려워하고 무관심한 척하며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미래는 감수성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나를 깨우고 사회를 사랑으로 연결하는 원천인 감수성 역시 대상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과 사람에 대한 사랑, 고통, 착함 등의 공감도 편견 없는 마음에서 나온다. 타인의 마음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통해서만 우리의 오만과 편견은 해소될 수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편견의 가장 큰 뿌리는 부정적 정서이다. 세상을 보는 눈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면 결국은 편견이 되고, 다수의 사람이 함께 부정적일 때 사회적 편견이 되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성 소수자, 각종 중독자나 병 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소통을 방해하고 사회 통합의 큰 걸림돌이 된다. 완전하게 타파할 수는 없겠지만,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편견을 알아야 하듯, 스스로 편견을 자각하고 줄여나가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살면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의 편견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기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고집에 세고 편견에 빠지기 쉽다. 많이 배웠다 자랑할 일이 아니다. 또한 편견이 높고 넓은 사람일수록 남을 가르치려 하거나 상대의 생각을 바꾸려 든다. 이미 정해져 있는 사실과 진실을 본인이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믿는 데서 오는 행동이다. 상대의 입장과 감정은 편견의 바깥쪽에 있으므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성숙한 깨달음이란 개인적 경험의 잔재인 선입견과 편견을 이해하고 보완할 때만 가능해진다. 성경에 나오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공자의 논어(論語)에 나오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는 삶의 황금률처럼 역지사지의 편견 없는 마음으로 상대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최고의 배움이 아닌지?
우리는 대부분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며 산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마음이 담긴 길을 걸으려면 용감하게 편견의 반대편에 설 수 있어야 한다.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이지만 잘 극복하여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살아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