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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석연 Jan 29. 2024

140. ‘SEX(性交)’의 의미(2. 섹스의 진화)

삶은 의미다 - 140

생식은 생물의 진화 과정에서 주어진 환경에 맞게 생존에 유리한 방법으로 수없이 발전되어 왔다. 세포 분열, 자웅 동체, 자가 수정, 암수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생식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동물계에서는 체외 수정을 하는 어류 등의 생물 부류를 제외한다면 암수가 교미함으로써 생식 행위에 참여하게 된다. 생식 행위는 일반적으로 암수의 음경과 질(또는 항문)의 접촉과 결합을 뜻하며, 생식 행위의 본질은 암컷이 난자의 수정을 위해서 수컷으로부터 정자를 받는 것이다.

물속에 사는 많은 동물은 체외 수정을 한다. 수많은 초식 및 포유동물들은 총배설강과 질을 통하여 교미하며 체내 수정을 한다. 물속에 사는 동물과는 달리 땅 위에 사는 동물의 정자는 수컷의 몸 밖으로 나오자마자 죽는다. 따라서 반드시 암컷의 몸속에 정자를 넣어서 수정시켜야 한다. 또한 정자가 암컷의 몸속으로 들어가므로 수정률도 훨씬 높일 수 있어 어류와 같이 많은 알을 낳을 필요가 없다. 포유류뿐만 아니라 곤충류, 파충류, 조류 등 많은 종류가 체내 수정을 한다. 이들 중 생존 확률이 낮은 곤충류나 일부 파충류는 많은 수의 알을 낳기도 한다, 우리가 거의 매일 먹고 있는 암탉은 수탉 없이도 알은 낳지만, 정자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수정이 안 된 상태이므로 병아리가 될 수는 없다. 유정란과 무정란이 구분되는 기준이다.

대부분 포유류도 체내 수정을 하고 한 번에 배란되는 난자의 수에 따라 같은 숫자의 새끼를 낳는다. 사람은 한 개의 난자만 내보내기 때문에 한 번에 자식을 하나씩만 낳는다. 쌍둥이의 경우 1란성 쌍생아는 하나의 난자에 정자 하나가 결합하여 중간에 둘로 나뉘어 분열한 것이므로 두 사람의 성별, 모습, 성격 등이 거의 같다. 한편 2란성 쌍생아는 난자 2개에 각각 하나씩의 정자가 들어가 수정된 것이라 성별, 모습, 성격 등이 다르다.

조류나 파충류는 알(난자)의 크기가 매우 크지만, 포유류의 난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이유는 조류나 파충류는 난자 속의 영양분을 먹고 새끼가 자라야 하기 때문이고 포유류는 영양분을 모체로부터 받아서 자라기 때문이다.

암수가 한 몸인 것을 자웅 동체라 하는데, 주변에서 대표적인 것이 달팽이와 지렁이다. 달팽이와 지렁이는 자기 몸에 난자와 정자를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자기 몸의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키는 것이 아니라서로 다른 개체와 결합하여 서로 정자를 주고받아 수정이 이루어진다. 이것은 사람이 근친결혼을 하지 않듯 개체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대부분 동물은 수정이 잘 이루어지게끔 발정기의 특정한 시기에만 자연적으로 짝짓기를 한다. 많은 동물의 짝짓기는 번식의 수단으로만 사용된다는 말이다. 발정기가 아니더라도 시도 때도 없이 섹스하는 동물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까지 알려진 동물은 사람, 보노보, 돌고래, 침팬지 등이다. 인간의 섹스는 자손을 남기기 위한 것도 있지만그보다 더 큰 목적은 육체적 쾌락이다. 그러면 인간은 언제부터 시도 때도 없이 섹스하는 습관이 되었을까? 진화론자들은 다른 동물들은 암컷이 발정기가 일정한 계절이라든지, 발정기가 되면 생식기의 색깔이 변한다든지 하여 수컷들이 알아챌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많은 동물 중에서 배란기를 알려주지 않고 숨기는 유일한 동물이다. 여성의 배란기가 되어도 남성이 외부에서 전혀 알 수 없다. 배란기의 표시가 미미한 체온의 변화 등이 있긴 하지만 이것을 여성 자신도 알아채지 못한다. 전혀 알 수 없는 배란기에 수정 확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자주 섹스하는 것뿐이다. 

이렇게 여성은 남성을 자주 유혹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배란기를 숨길 수 있도록 진화되었고, 생식기를 꽁꽁 숨김으로서 언제든지 섹스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여성들은 성적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란기와 생식기를 숨기고 남성들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기 위하여 탱크톱, 페티시 룩, 하의실종 등의 노출 패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거기에 유혹당하여 자기의 씨를 널리 퍼뜨리고 싶은 남성들의 욕망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신은 거기에 극강의 쾌락을 부여하여 멈추지 못하도록 장치하였다. 섹스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멸망하지 말고 오래오래 존재하라는 신의 뜻이 아니겠는가.

생물학계는 인류는 원래부터 난교(亂攪)하도록 진화되었다는 견해가 정설로 되어 있다. 남성 생식기의 귀두가 버섯 모양으로 생긴 이유도 여성의 질에 들어 있는 다른 남성의 정액을 빼내고 자기의 정액을 넣기 쉽도록 진화한 결과라는 것이다. 성기의 크기가 큰 것도 같은 이유다. 일부일처제인 고릴라는 음경과 고환의 크기가 매우 작은 반면, 난교하는 침팬지는 음경과 고환의 크기가 크다. 인간의 경우 영장류 중 압도적으로 음경이 크다. 또 다른 학설은 인간의 성기가 영장류 중 가장 큰 이유는 출산할 때 여성의 질을 통해 나와야 하는 신생아의 머리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인간은 높은 지능 때문에 뇌가 매우 큰 종이며, 신생아의 머리도 다른 영장류에 비해 크다. 실제로 여성의 질은 요도나 항문에 비해 엄청나게 크다. 남성의 성기가 여성의 큰 질에 맞추어 진화하다 보니 크기가 영장류 중 엄청나게 커졌다는 주장. 두 학설 모두 믿거나 말거나 한 주장이지만 후자가 좀 더 그럴듯해 보이긴 한다.

또 침팬지, 보노보는 성교 시 암컷이 주로 신음을 내는데, 이들은 난교하는 영장류라는 것이다. 성교하면서 암컷은 교성을 내지르고, 이를 통해 본인이 성적으로 고조되었음을 다른 수컷들에게 알려 본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이 남성보다 섹스 시 신음을 많이 낸다나 뭐라나~ 역시 증명되지 않은 학설일 뿐. 하지만 인간은 일부일처제 이전 난교를 즐기는 대표적인 동물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난교를 즐기는 침팬지나 보노보의 암컷은 우두머리 수컷의 눈을 피해 다른 많은 수컷과 밀회를 즐기는데, 이것은 자기가 낳은 새끼가 어느 수컷의 새끼인지 모르게 하여 수컷들의 공격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숨어있다. 암컷이 새끼를 기르는 동안 교미를 못하기 때문에 교미하기 위하여 자기 새끼가 아니면 물어 죽이는 수컷들이 있단다. 모계사회의 여성들은 아버지를 모르는 자녀를 출산하고 공동으로 육아하는 소수민족이 지구상에 아직도 존재한다. 

자연적으로 남성들이 표출되는 성욕이 더 강한 건 맞다. 여성은 임신한 직후 1년 가까운 시간 동안은 더 번식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매월 1주 정도의 생리라는 자연적 현상이 겹치기 때문에 굳이 성욕을 표출할 시간 자체가 남성에 비해 월등히 적다. 그러나 남성은 그런 제약이 없기 때문에 성욕의 표출이 더 왕성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표출 성욕의 이야기이고, 실제로 가지고 있는 내재 성욕은 사람마다 다르며 남녀의 차이도 없다.

예쁜 여자 싫어하는 남자 없고, 돈 많은 남자 싫어하는 여자 없다. 여성의 풍만한 젖가슴과 엉덩이, 잘록한 허리. 얼굴과 긴 머리 등은 남성이 추구하는 여성의 아름다움이며, 섹스어필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 모두가 사춘기에 급격하게 변화한다는 것은 여성의 성징이 성선택의 결과라는 증거다. 또한 번식의 측면에서 다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성들이 예쁜 여성을 따라다니면서 번식력이 우수한 여성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리 진화된 것뿐이다.

우리들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인간의 많은 사회적 특징도 성선택을 통해 진화된 것들이 많이 있다. 친절하고관대하고다정하고인심 좋고너그러운 것은 그리 해야 성선택의 경쟁에서 높은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자기의 후손을 남기는 위대한 일에 공짜는 없다. 꼭대기에 오르는 일이 그리 쉽겠는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인간 사회는 일부일처제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임영웅 같은 남자는 수많은 여자를, 이효리 같은 여자는 수많은 남자를 거느릴 것이다. 일부일처제가 없는 자연의 수컷들은 5%만 자기의 유전자를 남기고, 나머지 95%는 자기의 유전자를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단다. 일부일처제가 없었다면 인간도 그리되지 않겠는가. 내 차례까지 올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엄청난 비극이다.

중동 이슬람 국가(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레바논, 이라크, 인도네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나이지리아, 이집트, 리비아, 알제리 등)의 일부에서 일부다처제의 중혼을 인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국가는 일부일처제 사회다. 요즘은 셋 중에 한 쌍은 이혼하고, 두세 번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엄밀히 말하면 평생 일부일처제라기보다 연속적 일부일처체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하여튼 일부일처제의 국가에서 짝을 이루어 살 수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기고밖을 보지 말고 안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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