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냐 자비냐

레미제라블

by 설민

의무냐 자비냐

레미제라블


설민


가장 어두운 밤이라도 언젠가는 끝이 나고 해는 떠오를 것이다.” - 빅토르 위고


비참한 19세기 프랑스 민중의 삶을 그린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든 평민들의 삶을 그린 빅토르 위고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제목 ‘레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으로 장발장은 힘없고 가난한 평민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레미제라블]은 1832년에 있었던 파리 6월 봉기를 배경으로 6월 5일부터 6월 6일까지 파리에서 군주제 폐지를 외친 항쟁을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한다. 이는 미국 독립혁명의 영향으로 자유에 대한 의식이 발달하면서 일어났다. 당시 경제가 힘들어 민중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프랑스는 신분 사회로 왕과 귀족 2%의 지배층이 98%의 평민의 세금으로 사치를 부리던 시대였다. 평민의 삶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왕당파에 맞선 공화주의자 정치인이었던 라마르크 장군이 죽자 발발했고, 800명의 사상자가 나온 실패한 봉기였다. 이후 1848년 2월이 되어서야 노동자 중심의 혁명으로 왕정이 폐지된다.


굶어 죽어가는 여동생의 아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 5년 형을 선고받았는데 탈옥을 시도했다가 19년을 감옥에서 노역을 해야만 했다.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의 박해를 받던 장발장은 우연히 만난 마리엘 신부의 손길 아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은식기를 훔쳐 달아났지만, 그것을 자비로 용서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은 장발장은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낸다.

8년 후, 한 도시의 시장으로, 또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으로 신임을 받던 그는 판틴과 마주치고, 죽음을 앞둔 그녀는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코제트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판틴은 미혼모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해고당하게 되자, 그 후 머리카락을 팔고, 이빨을 팔고, 몸까지 팔게 되면서 딸아이의 양육비를 보내기 위해 애쓰다 죽게 된 것이다. 교도소 간수 출신인 자베르가 파드칼레 몽트뢰유의 새로운 경찰서장으로 부임을 하자 장발장은 다시 위태로워진다. 결국, 장발장을 끝까지 쫓아다니던 자베르에 의해 정체가 들통나자 코제트를 찾아 다시 도망을 친다. 도망자인 장발장에게 코제트는 삶의 이유가 된다.

9년 뒤, 장발장은 파리 빈민들을 위한 자선가가 된다. 빈민을 배려하는 유일한 정부 관리였던 라마르크 장군이 죽자, 혁명단체는 혁명을 일으키기로 한다. 그 단체의 멤버인 마리우스가 우연히 거리에서 본 코제트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고 에포닌에게 그녀를 찾아달라고 한다.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만나고 서로 사랑에 빠져 고백을 하는데 그 광경을 지켜보는 에포닌의 가슴은 찢어진다. 자신이 짝사랑하는 마리우스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것도 모자라, 귀족 숙녀처럼 자란 코제트는 어릴 적 에포닌의 부모가 운영하는 여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아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봤기 때문이다.

또다시 장발장이 있는 곳이 위태로워지면서 영국으로 도망칠 계획을 세우자 코제트는 망설이지만, 결국 마리우스에게 편지를 남기고 떠나기로 결심한다. 에포닌은 코제트가 문틈 사이에 끼워놓은 그 편지를 마리우스에게 전해주지 않고 숨긴다.

라마르크 장군의 장례 행렬 중 반란이 시작되고 파리 전역에 바리케이드가 세워진다. 자베르는 반란군을 감시하기 위해 동맹인 척 위장하지만, 꼬마 가브로쉬가 그의 정체를 폭로한다. 군인들과의 교전 중 에포닌은 마리우스 대신 총을 맞고 그의 품에서 죽는다. 그녀는 마리우스에게 코제트의 편지를 전하며 자기의 사랑도 고백하게 된다. 그 편지를 보고 마리우스가 코제트에게 보낸 답장을 장발장이 보게 된다. 그는 마리우스를 보호해 주려고 반란군에 합류한다. 장발장은 감금된 자베르를 자기가 처형하겠다고 하며 그를 풀어주고는 죽인 척한다. 그에게 자비를 베풀자, 자베르는 혼란에 빠진다. 자신은 죄인을 잡기 위해 의무를 다했지만, 그가 베푼 자비에 당혹스럽기만 한다. 자신의 신념이 깨진 것이다.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되었고 법도 모순이 있음을 깨닫고 가치관이 붕괴된다.

새벽이 되자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습격하여 반란군을 몰살한다. 총에 맞은 마리우스를 장발장이 데리고 하수구로 도망을 친다. 자베르는 도망친 장발장이 나오기를 기다리지만, 마리우스가 죽어가는 걸 보고 그냥 보내준다. 자신의 목숨보다 죽어가는 청년을 생각하는 그 마음에 동요된 자베르는 장발장에게 선의를 받은 후 센강에 몸을 던져 자살하게 된다.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재회하지만, 친구들의 죽음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괴로워한다. 또한, 장발장도 그들의 행복에 자신이 방해될까 봐 마리우스에게 과거 이야기를 하고는 떠난다.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결혼식에 에포닌의 부모인 테나르디에 부부가 그를 협박하려고 난입한다. 장발장이 죽은 청년의 시신을 옮기는 것을 보았다며, 돈을 요구하며 코제트와의 결혼을 해코지한다. 자기를 바리케이드에서 구한 사람이 장발장인 것을 사실을 알게 되자 마리우스는 장발장의 행방을 알려달라고 한다.

코제트와 마리우스는 장발장을 찾아낸다. 코제트에게 편지를 전해주며 죽음을 맞이하는 장발장의 영혼은 판틴과 주교의 환영에 이끌려 저승으로 간다. 그곳에서 에포닌, 가브로쉬, 그리고 반혁명 단체 멤버들과 함께 한다.


뮤지컬 영화가 주는 웅장한 스케일과 음악의 조화로 감동을 배가시키는 레미제라블.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대에 의무를 다하는 고지식한 자베르, 자신이 받은 자비를 타인에게 되돌려주는 장발장, 극 중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혼모로 그 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발버둥 친 판틴, 엄마를 그리워하며 구박받으며 여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코제트, 여관집 딸로 온갖 나쁜 짓을 하는 부모들을 보고 자라난 에포닌, 특히 이번에 영화를 다시 볼 때는 꼬마대장이자 편지 연결책인 가브로쉬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다들 살아내느라 힘든 인생이었지만, 빛나는 순간도 맞이하였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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