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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민 Sep 27. 2024

유산이 무서워!

드라마 선산

선산

유산이 무서워!     


설민     


   유산을 받는다면 어떨까?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들까? 그럴 일은 없지만 한번 상상해 본다.  

    

   작은 아버지의 수상한 죽음, 이어 유산을 받음과 동시에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들. 

   [선산]은 피할 수 없는 악연, 피를 부르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는 윤서하와 이복동생 김영호의 뜻밖의 사연과 강력 1팀 형사 최성준과 박상민의 아픈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두 이야기가 '악연'이라는 개연성은 지니지만 결국은 가족 간의 뒤틀린 사랑이 화근이다. 인물들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무너지고, 결코 회복되지 않을 듯하지만 결국은 이 또한 지나간다는 아픈 여운을 남긴다.  


   존재조차 몰랐던 작은아버지의 사망으로 선산을 물려받은 여자. 불길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고 이윽고 베일에 감춰져 있던 비극적인 사랑에서 시작된 비밀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드러난다.     

    윤서하는 자신을 버리고 다른 가족을 꾸린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았다. 아버지와 평생 연을 끊고 살며 자신의 인생도 버겁게 살고 있는 윤서하. 그렇게 가족을 잊고 살았던 그녀가 선산을 받을 유일한 핏줄이라니. 그런데 갑자기 이복동생이라는 자가 나타났다. 아버지의 불륜만큼이나 충격적인 일이다. 

   대학 시간 강사 윤서하는 전임 교수 자리를 위해 학과장의 책 대필까지 서슴지 않는다.  요령 없이 열심히 살지만 전임 자리는 사회생활 잘하는 다른 교수에게 넘어가고, 연하이자 요가강사인 남편은 회원과 바람을 피우는 등 현실은 암담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그녀의 삶은 암울하게 흘러간다. 

   그런 그녀가 알지도 못했던 작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선산을 상속받게 된다. 경황이 없는 틈에 마을 이장은 선산을 매입하려는 건설사를 소개한다. 또 장례식장에 찾아온 김영호라는 남자는 이복동생이라며 선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 

   타살로 의심되는 작은 아버지의 죽음에 이어 남편의 살인 사건으로 인해 윤서하는 오해를 받는 상황에 몰리지만 그녀 주위를 맴도는 김영호로 인해 히스테릭해진다. 순식간에 연이어 벌어진 사건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거기다 남편의 불륜을 의뢰했던 흥신소 사장 강홍식은 윤서하에게 선산을 팔라고 종용한다.  그녀가 혼란한 틈을 타서 허름한 최태성의 건물을 비싸게 팔아넘겨 이득을 챙기려 하지만 김영호의 집을 조사하러 갔다가 죽게 된다.

   이렇게 이어지는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들 속에서 윤서하는 점점 이성을 잃어 간다.       


   강력팀 형사 최성준과 반장 박상민은 선, 후배 사이로 과거에는 친한 사이였으나 최성준의 아들이 폭력배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아버지를 불러내 다치게 하라는 협박을 당한다. 아들이 납치된 상황을 알리자 핸드폰을 차에 놓고 내린 성준 대신 그것을 보고 달려간 박상민은 아이들의 계략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이 사건으로 상민은 다리를 절게 되고 가정까지 파탄 난다. 거기다 최성준의 수사력이 자신보다 월등해서 따라잡을 수가 없음에 절망한다.

   성준의 아들이 폭력배들과 어울리는 데는 아픈 엄마를 잘 돌보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그것을 탓하는 아빠에 대한 원망과 반항심이 컸을 것이다. 

   결국 최성준과 박상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지만 윤서하의 사건을 함께 해결해 가면서 묵은 일들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청산한다. 최성준과 아들의 깊은 갈등 또한 박상민의 충고로 해결된다. 

      

   일련의 사건들이 선산을 상속을 받으려는 윤서하와 김영호의 다툼으로 보는 박상민 반장과 제3의 누군가에 의한 것으로 보는 최성준. 결국 최성준의 생각처럼 김영호는 건물주 최태성에게 납치되어 상속포기 각서를 받고 윤서하 역시 납치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에게 협박하여 선산을 거저 가지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한편 부검의는 김영호와 윤서하가 이복형제가 아닌 유전적인 관계가 있다고 밝혀내고 마을 사람들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김영호 외가와 윤서하의 친가가 친족. 엄격히 따지면 김영호가 아닌 윤영호가 맞는다는 말이다. 윤서하의 아버지가 자신의 가족을 버리고 살림을 차린 사람이 서하의 이모인 것이다.      

   윤서하의 아버지 윤명호는 막내 여동생 윤명희가 언청이로 태어나 놀림을 받으며 외톨이가 되자 늘 지켜준다. 결혼 후에도 동생의 불행을 막아주려 했으나 윤명희의 지나친 의존으로 인해 근친 아이가 생기고 둘이 마을을 떠나 김영호를 키우게 된다. 자신의 아이 윤서하는 이로 인해 불행한 유년을 보낸다. 바람나서 집을 나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하면서. 

   한 번은 서하 혼자서 아버지가 살고 있는 집에 찾아가지만 아버지는 매몰차게 돌려보낸다. 눈앞에서 어린 남자아이에게 살갑게 대하는 아버지를 보며 얼마나 미웠을지 짐작이 간다. 거기다 불륜녀가 자신의 이모였다는 사실에 얼마나 놀랐을까, 싶다.

   윤명희는 평생 드러나지 않게 살아간 영호에게 선산을 물려주려 했는데 서하의 작은아버지 윤명길이 살해당했다. 이로 인해 느닷없이 윤서하가 상속자로 드러나자 이를 막고자 이런 사건을 벌인 것이다.      


   선산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욕망을 드러냈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자신이 갖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헛된 욕심, 가족 간의 뒤틀린 사랑, 친한 사이가 오히려 악연이었던 상처.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고 평온을 찾게 된다. 

   늘 폭풍만 계속되지는 않는다. 자연의 섭리처럼 인생도 굴곡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러니 그렇게 좋을 것도 그렇게 나쁠 일도 없다. 

   지금 이 순간을 현명하게 잘 살아내는 게 최선이다.                




#선산 #드라마 #유산 #악연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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