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마스크걸

by 설민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마스크걸


설민

마스크. 영화나 드라마에서 마스크를 쓴 ‘나’와 벗은 자신과의 차이를 드러낼 때 흔하게 사용하는 소재다. 마스크를 쓰면 없던 자신감도 생기고 용기가 난다. 댓글도 익명이 보장된다면 상대가 상처를 받건 말건 거침없이 써 내려갈 수 있는 뻔뻔함이 생긴다.

[마스크걸]은 외모에 대한 집착과 그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 그리고 그 안에서 억눌린 욕망이 어떻게 사람을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외모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여성으로, 그녀의 욕망과 좌절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느끼는 압박을 상징한다. 또한 복수와 폭력의 악순환이 어떻게 사람을 망가뜨리는지, 그것이 사회 구조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릴 적부터 춤과 끼가 많았던 김모미.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성장하면서 미모만 받쳐주었다면 가수나 댄서로 재능을 발휘했을 텐데,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외모가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정작 그것이 나의 일이라면 무시와 경멸의 눈초리를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성형 수술을 하고 외모를 가꾸게 되기 마련이다. 몸매도 좋고 춤 실력이 뛰어나지만 평범하다 못해 다소 못난 얼굴로 자신감 없이 살아가는 모미. 재능을 살리고픈 그녀는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고, 밤에는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걸’로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얼굴을 감춘 채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는 그녀는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게 되지만, 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그녀의 삶은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김모미는 외모로 인한 열등감과 욕망에 휘말리며 점차 자신의 본모습을 잃어가고,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 또한 각기 다른 이유로 혼란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 특히 ‘마스크걸’에 대한 집착으로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주오남의 존재는 씁쓸하기만 하다.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힌 주오남은 오타쿠다. 그는 불안정하면서도 섬뜩한 면을 가지고 있는데 회사에서는 말없이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못생긴 외모로 주눅 든 인물로 상상의 인물과 사랑을 나누기까지 한다. 그런 그에게 ‘마스크걸’은 살아있는 구세주 같은 존재다. 거기에 그의 엄마 김경자는 아들의 복수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복잡한 심리 드라마로 발전해 간다.


모미가 마스크걸을 하던 시절과 성형 후 모습, 나이 든 모습 등을 각각 다른 인물들이 연기한 것이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더욱 드러내는 것 같아 좋았다. 만약 같은 인물이 분장으로 커버하며 연기를 했다면 드라마의 극적인 반전 또한 맛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마스크 걸]은 외모에 대한 집착과 그로 인한 사회적 압박을 다루는 웹툰 원작 드라마다. 주인공의 이름이 미모를 거꾸로 바꾼 모미인 것을 보면 외모에 대한 그녀의 집착을 강조한다고 짐작할 수 있다. 같은 값이면 못생긴 것보다 예쁜 것이 더 후한 점수를 받는다는 심리학적인 근거를 대지 않아도 공공연한 사회 인식이 그러하다. 이 드라마는 외모지상주의와 복수,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며 충격적인 전개와 감정적 여운을 남긴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일대기. 한 여성이 어떻게 몰락하고 범죄에 말려드는지 잘 드러난다. 평범한 일상이 우발적인 사건과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생각지도 못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거기에 ‘모정’이라는 것이 얼마만큼 사람을 집착하게 만드는 가를 엿볼 수 있다. 자식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살인과 죽음도 불사하는 주오남의 엄마, 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탈옥도 마다하지 않는 모미의 모습이 안타깝고 애잔하다.

외모지상주의! 예쁘면 다 되는가?

외모가 좀 떨어지면 주변에서 무시하거나 외면당하기에 십상이지만 그럼에도 당당하게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 또한 자존감이 낮으면 어쩌지 못한다.

마스크를 쓰면 더 솔직해지는 걸까? 그게 진짜 나일까? 씁쓸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가식의 여러 얼굴을 가진 사람도 있다. 외모는 수려하지만 인간미가 떨어지는 이도 있다. 어찌 되었든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인생은 여럿이 가는 것 같지만 결국은 혼자 남는 게임이니까, '나'는 '내'가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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