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하게 먼 당신들의 천국

펜트하우스

by 설민

아득하게 먼 당신들의 천국

펜트하우스

설민


최고의 조망과 뛰어난 프라이버시 보호로 많은 자산가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펜트하우스! 그들은 무엇으로 돈을 모았고, 그들의 욕망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꼭대기 층까지 오른 그들은 과연 지금 행복할까?

저마다의 은밀한 비밀이 숨어있는 곳. 그곳이 바로 펜트하우스!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서 ‘내가 왜 이것을, 시즌3이나 있는 막장을 보고 있는 것인가?’ 계속 자신에게 되물었다. 결론은 그런데도 인기를 끌던 이유는 있다는 생각이다. 빠른 전개와 사건으로 도무지 다음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궁금했다. 그러다 보니 막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심정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도덕적으로는 말이 안 되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다 보니 무리수를 두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었다. 불륜, 살인 등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와 질투와 복수로 인해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는 기적을 몇 차례 거치는 이야기가 비판하면서도 계속 보게 만드는 이유인 듯하다. 욕하면서 본다는, 예측할 수 없는 끝장 드라마의 정석이랄까? 다만, 흡입력 있는 배우들의 연기가 극을 이끌지 않았나 한다.

내 아이의 삶을 처참하게 짓밟아버린 나쁜 어른들에게 철저한 복수를 다짐하며 피의 눈물을 흘리는 펜트하우스의 퀸 심수련.

자신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실력이 부족한 딸에게 본인의 명예와 스포트라이트를 물려주려 애쓰는 한국 최고의 프리마돈나 천서진.

딸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고자 국내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 해라팰리스 입성을 목표로 인생을 걸고 질주하다 괴물로 변해가는 여자 오윤희.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일그러진 욕망과 부동산 성공에 관한 이야기다.

거기에 어릴 적 아픔으로 상층만을 바라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끝없는 욕망의 화신이 된 주단태.

그 이외의 사람들도 모두 자신의 이익,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사람들로 나온다. 권력과 돈 앞에서 돌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학교 폭력과 사회 비리가 만연한데도 부자여서, 사회적 지위가 있어서, 못 가진 사람들을 무시할 수 있다는 당연한 태도가 어이없다. 그런 부모들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그 행동을 그대로 답습한다.

다 가진 것 같은 자들이 더 욕심내고, 남의 것 –그것이 돈이 아니라 재능이더라도- 이라도 뺏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의 말 한마디, 행동에 주변 사람들이 굽신거리고 눈 가리고 입 막으니 그것이 옳은 행동인 줄 아는가? 그 삐뚤어진 욕망과 자만심으로 사회 인사가 되고 한 단체나 회사를 이끄는 모습이 위선적이다.

가난하고 고아라고 대놓고 무시를 하고 부하직원을 수족처럼 부리는 모습, 부당한 지시임에도 그대로 따르는 돈과 권력의 힘이 무섭다.


욕망의 끝은 죽음인가?

오윤희는 천서진에 의한 추락사, 천서진은 모텔 옥상에서 음독자살, 심수련은 타살을 가장한 자살, 주단태 또한 펜트하우스에서 추락사로 모든 일이 끝난다.

욕심, 욕망을 갖는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것이 있어야 행동하는 원동력이 되고 노력하려는 의지가 생긴다.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관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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