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면 참여하겠습니까?

오징어 게임

by 설민

당신이라면 참여하겠습니까?

오징어 게임


설민


456억 상금이 걸린 목숨을 건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

“당신이라면 참여하겠습니까?”

사람을 죽이는 엽기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한 놀이가 피로 얼룩지는 괴담으로 변한다. 그중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는 향수를 일으키는 추억이었는데, [오징어 게임]을 본 이후로는 영희의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괴기스럽다.

KakaoTalk_20250704_080228602.jpg 출처 네이버

도박 중독자이자 백수인 성기훈. 그는 이혼한 뒤 대리운전을 하지만, 경마장에 드나들며 노모에게 돈을 받아 쓴다. 어머니의 수술비도 딸의 양육비도 감당하지 못하는 인생의 낙오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정장 차림을 한 의문의 한 남자를 만나 딱지치기 게임을 하게 되고, 그를 통해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미스터리한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게임에 참가한 456명의 사람은 모두 기훈처럼 절박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등의 어린 시절 놀이가 목숨을 건 게임으로 변모했다. 지면 죽는 것이다.

시즌 1편 마지막에서 ‘오징어 게임’을 하여 기훈이 우승을 하게 되지만, 그 후로 1년 동안 그 돈을 거의 쓰지 못한 채 게임 과정에서 겪은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구슬치기 게임에서 죽은 1번 할아버지 영남. 그가 이 대회의 주최자라는 사실이 반전이었다. 돈은 많은데 인생의 재미를 잃어버린 그가 직접 게임에 참여하여 전율을 느끼고 싶었다니…….

동심과 인간 본성의 잔인함이 공존하는 오징어 게임 시즌1은 그 내용도 설득력이 있었지만, 밀도 있게 조여 오는 공포로 정말 색다른 반향을 일으켰다. 여러 의문점을 남긴 채 끝난 1편이 아쉬워서인지 시즌 2가 방영되었다.


KakaoTalk_20250704_080228602_01.jpg 출처 네이버

과거 오징어 게임의 우승자였던 프런트 맨과 그를 찾아온 동생. 경찰인 그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다. 마지막에 큰 결심을 한 기훈이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공항에 가던 중 다른 참가자를 모집하는 모습을 보고 발길을 돌린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서바이벌 게임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너희들은 용서가 안 된다’라며 단순 참가자가 아닌 ‘복수자’로 변모한 기훈의 활약이 시즌 2에서 펼쳐진다. 몇 년 후 복수를 위해 조폭들을 동원해서 오징어 게임 참가자를 모집하는 딱지남을 찾게 된다.

또다시 다양한 이유로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 기훈은 참가자들에게 이곳은 잔혹한 죽음뿐이며 위에서 지켜보는 나쁜 자들이 있다며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참여자들을 말리지만 이미 거액의 상금에 눈이 먼 자들은 투표 끝에 게임 진행을 계속한다. 그렇게 다시 ‘딱지치기’, ‘제기차기’. ‘비사치기’, ‘공기놀이’, ‘팽이 돌리기’ 등의 목숨을 건 승부가 다시 진행된다. ‘둥글게 둥글게’ 게임을 하며 짝을 맞춰 빈방에 들어가야 생존하는 승부가 진행되는 가운데 배신과 기만으로 가득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극한 상황에서 살아나기 위한 몸부림이 처절하다.

기훈을 중심으로 컨트롤 룸을 장악하려는 반란을 일으켰지만, 무기와 인원 부족으로 결국 항복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가담한 참여자들이 목숨을 잃는다. 기훈은 자괴감에 빠진다. 사실 이 게임에도 프런트 맨 자신도 참여하는 중이었다.


KakaoTalk_20250704_080228602_02.jpg 출처 네이버

시즌 3에서는 반란 주동자 기훈을 살려준 채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며 또 한 번의 아찔한 대결이 시작된다.

왜 자신만 살려둔 거냐며 반발하지만, 게임이 계속 진행된다. 밀치고 때리고 편을 먹고 배신하면서 말이다. 이겨서 기쁘고 져서 화나고 이것이 게임의 본질이지만, 이 게임은 지면 죽는다.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돈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며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 매 게임 계속 진행할 것인지 그만할 것인지 투표를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아예 담합을 해서 게임을 끝까지 밀고 나가자고 한다.

인간의 본성, 욕망, 극한 상황에서는 검은 속내를 드러내지만, 그런데도 선은 존재한다. 미래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시즌 3에서는 아기를 설정해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죽음의 게임을 하는 순간에 아기를 출산하는 억지스러움이 안타깝다. 또, 죽은 엄마를 대신해 그 번호로 게임을 진행하게 하는 주최 측의 의도가 매우 불손하다. 보는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니. 해외에서 온 VIP 고객이 직접 체험하며 총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장면은 인간을 동물 취급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그들이 더 잔인하게 보였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말이 되어 게임을 한다. 그것도 가장 순수했던 유년 시절의 놀이를 이용해서. 인간은 말이 아니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기훈. 극한 상황에서의 자본 이기주의. 하지만 그 누구도 탓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징어 게임은 이기기 위해서 당기고 밀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다른 어떤 놀이보다 ‘게임’에 내장된 폭력을 잘 조망한다. 그래서 드라마의 주제를 이끄는 제목이 된 듯하다. 인생은 게임이고 눈앞만 보고 갈팡질팡하며 사람을 믿고, 신념이 있는 체하지만, 결국엔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소시민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오징어 게임]. 드라마를 본 후 뭔가 께름칙한 이유가 어쩌면 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돈의 유혹에 넘어가 죽어가기 때문이다.

기훈의 남아있는 돈을 미국에 있는 딸에게 유품과 함께 전해주는 프런트 맨. 그가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좁은 골목에서 딱지치기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드라마가 끝난다.

당신은 사람은 믿는가? 제발 더는 끔찍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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