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보이
굿보이
설민
'굿보이'는 이 드라마에서 무엇을 의미할까? 메달리스트? 경찰? 특채로 경찰이 된 레슬링, 복싱, 펜싱, 사격, 원반 던지기 등 다양한 종류의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대신 경찰 신분증을 목에 걸고 한 팀이 되어 비양심과 반칙이 판치는 세상에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청춘 수사극. [굿보이]는 한 인물이 돈으로 타락하고, 그 앞에서 타협한 인간들이 어떻게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지를 보여준다. 돈이 권력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또 운동으로서는 한 나라의 대표지만, 특채라는 따가운 시선아래 경찰 내에서는 구박을 받으면서도 한 팀으로 똘똘 뭉쳐서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윤동주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게 살기를 바라며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다. 엄마가 선물해 준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가방에 늘 가지고 다니는 그는 복싱 선수 시절의 반복된 충격으로 인한 뇌 손상과 그 후유증으로 실명의 위험, 손 떨림 등이 생긴다. 윤동주는 어떻게든 잡으면, 제대로 된 수사도 못하고 풀려나는 민주영을 끈질기게 쫓는다. 아끼던 동생 경일(권투선수 시절, 자신으로 인해 병이 생겨 그 죄책감으로 챙겨주는 인물)이 민주영 때문에 목숨을 잃고, 엄마처럼 챙겨주는 경일이 엄마 또한 생명이 위태로울 뻔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민주영이라는 인물이 인성시 전체를 휘두를 수 있는 권력과 부를 지닐 수 있었던 건 세무관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이용해 기업들의 비리와 결탁한 정치 때문이었다. 그는 언제부터 최대 악이 되었을까? 끔찍하리만큼 잔인하고 냉정하다. 겉으로는 말없이 성실하게 자기 일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고급 시계로 자신의 사람을 결집하고, 시장을 비롯한 정치 경제계의 인사들을 손 안에서 주무른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로 만들어 놓는다. 민주영도 처음부터 그런 인생을 살던 건 아니다. 최고의 대학을 나온 수재이고 행정고시를 준비하며 돈을 벌기 위해 밤이면 항구 순찰을 하던 착실한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순찰 중에 밀수업자였던 오봉창이라는 사람을 만난다. 그가 시계 하나를 던져둔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서 행정고시 합격해 봤자 월급쟁이밖에 더 되냐며 돈은 그렇게 버는 게 아니라며. 민주영이 1년 치 일한 거보다 더 비쌀 거라는 그 시계에 현실을 자각한 그가 그 이후로 심경의 변화가 생긴다. 오봉찬은 밀수와 마약 거래를 하면서 돈을 컨테이너 가득 채워 담는 사람으로 오딸라로 통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돈 버는 법을 알려준다는 말에 그동안 착실했던 민주영이 변하기로 마음먹고 준비하던 고시 책들을 다 태워버린다. 오봉찬과 손을 잡고 그를 돕던 민주영이 관세청 직원에 만족하며 쉽게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오딸라가 그를 얕잡아 본 것이 탈이었다. 민주영에게 준 시계가 가짜였고, 그 사실을 안 그가 오봉찬을 죽이고 진짜 시계를 소유하며 자리를 차지한다. 그렇게 시작된 돈의 권력으로 온갖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윤동주를 향해 ‘내가 없어진다고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며 으름장을 놓는 민주영. 그의 말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한다. 나쁜 놈 잡고 나면 또 다른 나쁜 놈이 나타나기 마련이니까.
너무 거창한 게 아니라도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위험한 범죄자들을 검거하고, 도움이 필요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다해 희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굿보이’인가 보다.
“기대해. 오늘 아주 인상적인 날이 될 테니까?” 빌런 민주영의 말이다. 자기가 가지지 못하면 아무도 가질 수 없게 망가뜨리는 게 ‘인상적인 날’이라니. 돈 앞에 안하무인이 되니 경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