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엄마는 자녀에 대한 사랑과 교육 열정에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다. 주인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엄마라고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난 이렇게 주인이를 키워왔다. 감히 누구도 나의 이러한 업적에 토를 달 수 없다.'
유명하다는 육아 유튜버들도 찾아보고, 발달 센터도 찾아 검사 하며 놀이 치료도 해봤다. (문제가 있어서 한 건 아니다. 아이의 정서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해본 것일 뿐) 이렇게 나의 육아 방식은 완벽하고, 주인이도 완벽하게 크고 있다. 문제라면 주변의 아이를 방치하며 키우는 몰상식한 부모들과, 주인이를 괴롭히는 괴팍한 아이들이 문제지. 학교 선생님도, 주변 나의 지인들도 항상 나를 칭찬 하는 거 보면 나의 육아 방식은 정말 완벽하다는 거 아니겠는가.
주인이 엄마는 주인이를 키우는 것은 힘들지만 육아 자체가 '나의 자랑거리'였다. 이렇게 아이를 잘 키우는 나의 모습이 얼마나 대단해 보일지, 나를 따르는 동네 엄마들을 보면 항상 뿌듯하다.
마음이 여리고 착해서 친구들을 항상 잘 챙겨 주는 우리 주인이를 모함하고 이르는 아이들이 가끔 있다. 그런 아이들을 훈육하지 않는 저 엄마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자기 자식이 저렇게 나쁜 행동을 하는데 가만두는 꼴이 참 한심하다. 우리 주인이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저런 아이들은 누구라도 또 괴롭힐 테니 내가 빨리 알려줘야 그 엄마도 교육을 시키겠지.
이렇게 주인이 엄마는 오늘도 주인이와 많은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지금 주인이는 지민이, 예준이와 함께 놀고 있다.
"지민이 반에 준혁이 있지? 걔가 좀 문제가 많지? 걔네 엄마를 내가 좀 알거든. 근데 다 이유가 있더라. 불쌍한 애야. 걔네 엄마도 엄청 노력하는데 애가 뭐 마음대로 되나. 같이 애 키우는 엄마끼리 도와야지. 지민이한테 준혁이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해. 엄마들 또 뒤에서 욕하고 왜들 그러나 몰라. 요즘 엄마들이 너무 예민하기도 해."
"언니 준혁이 엄마도 알아? 요즘 교실에서 난리래. 애들이 힘들어하긴 해. 지민이는 뭐 크게 문제 있던 적은 없어서 모르겠어. 물어볼게."
"그래. 걘 사실 그렇게 큰 문제 있는 애가 아니야. 난 준혁이보단 요즘 예준이네 반에 동윤이 걔가 진짜 문제 같던데? 걔는 부모가 케어도 안 하는 거 같고, 애들을 그렇게 이유도 없이 건드리잖아. 이름 들어봤지? 걔랑 같은 반 붙이지 말라고 학교에 얘기해야겠어. 주인이가 그러는데 걔가 복도에서도 그렇게 애들을 툭툭 친다고 하더라."
"그래? 나도 예준이한테 물어봐야겠다."
"내가 안 그래도 저번에 예준이한테 물어봤어. 예준이가 동윤이 무서워하더라. 내가 그래서 가까이 가질 말라고 했어. 그냥 상대 안 하는 게 속 편하지. 그런 애들은. 예준이 안 그래도 겁 많은데 괜히 만만해 보이면 안 돼."
"진짜 쟤는 겁도 많고 키도 작아서 걱정이긴 해. 좀 강하게 키우고 싶은데 잘 안되네."
"운동을 시켜. 남자애들은 운동을 좀 해야지. 뭐라도."
"그러고 싶은데 운동을 너무 싫어해. 점점 커갈수록 드센 애들 많아질 텐데 걱정이야."
"주인이는 당당하고 자기표현이라도 잘해서 착해도 그런 애들이 만만하게는 안 볼 텐데, 예준이는 걱정이긴 하다."
이렇게 육아 전문가인 주인이 엄마의 상담이 오늘도 계속되었다. 주인이 엄마의 말 한마디면 동네에서 문제아도 되고, 불쌍한 아이도 된다. 적어도 주인이 엄마는 본인 말의 힘을 그렇게 믿고 있었다.
- 윤이 -
난 눈물이 많다. 눈물이 많은 건 창피한 일이지. 항상 친구들 앞에서 창피하다. 나도 울고 싶지 않은데 눈물이 난다. 정말 나도 울고 싶지 않아. "운다고 해결되지 않아!" 나도 알아. 나도 알아요...
주인이는 항상 당당하다. 나도 주인이처럼 당당하고 싶다. 주인이는 친구도 많다. 주인이 엄마는 무섭지만, 우리를 위해 항상 잘 챙겨 주신다. 가끔 혼내신다고 내가 미워하면, 난 나쁜 어린이지.
주인이가 친절하게 대해 주면 내 주변에도 친구들이 많이 모여든다. 주인이는 좋은 친구다. 나도 주인이의 기분을 잘 살펴주고, 노력해야지.
주인이가 모르는 다른 친구들과 놀 땐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 몰라. 그냥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아. 그래서 편하기도 하고, 그냥... 그 친구들 마음까지 내가 알 필요 있을까? 그냥 이게 편해.
- 태욱 -
난 폭력적이고, 위험하게 놀아. 그래서 친구들이 싫어해. 어른들한테도 매일 혼났지. 그냥 뛰기만 해도 혼나. 진짜로 친구들한테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주인이가 소리만 치면 다 나한테 뭐라고 해. 다들 내가 무섭다고 하는데, 사실 난 주인이가 무서워. 주인이 가까이에 있으면 난 매일 혼나. 그래서 무서워. 진짜 내가 나쁜 놈이야? 엄마?
- 예준 -
주인이는 고마운 친구야. 항상 날 잘 챙겨 주고, 나와 놀아줘. 난 키도 작고 소심해서, 친구를 잘 못 사귀고 다른 친구들이 괴롭힐 수도 있거든. 그런데 주인이가 친구를 해줘서 내가 즐겁고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어. 주인이는 나에게 꼭 필요한 친구야. 우리 엄마도 주인이 엄마를 좋아해. 내가 주인이랑 친하게 지내면 우리 엄마도 기분이 좋은 거 같아. 난 조금 부족해서 우리 엄마 걱정을 많이 시키거든... 엄마! 미안해요.
- 민서 -
난 말을 안 예쁘게 해. 그래서 친구들이 상처받아. 나도 속상해서 하는 말이었는데, 그때는 그게 잘못인 줄 몰랐어. 이젠 친구들이 내가 조금만 크게 말해도 싫어해. 나도 고치려고 노력 중이야. 화가 났을 땐 어떻게 해야 하지?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주인이한테는 절대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러면 주인이 엄마가 온 동네에 소문을 내거든. 다른 애들은 모를걸? 주인이 엄마는 우리가 잘못한 걸 여기저기 다 얘기해. 정말 창피하게. 그래서 앞으로 주인이한테는 절대 화를 안 내기로 다짐했지.
- 주아 -
요즘 주인이랑 친해져서 기분이 좋았어. 정말 친절하고 좋은 친구야. 그런데 조금 마음이 이상해. 내가 이한이랑 놀아서 속상해하는 거 같아. 주인이는 나한테 엄청 잘해주는데, 내가 어제 이한이랑만 놀아서 속상한가 봐. 미안해서 어쩌지? 주인이이게 사과해야겠지?
- 이한 -
친구들이 다 좋아. 학교도 재미있어. 우리 반엔 재준이, 한결이, 로빈이, 병호 이렇게 나랑 제일 친한 친구들이 있지. 우린 쉬는 시간마다 보드게임을 하고 놀아. 하운이가 가끔 우리가 노는 걸 방해해서 밉긴 하지만 참을만해. 학교가 끝나고 나는 축구클럽에 가서 하울이, 성빈이랑 같이 신나게 축구도 해. 난 요즘 축구가 너무 좋아. 어제는 주아랑 놀았어. 주아랑 놀다가 민서랑도 놀았지. 유치원 때 친구들을 만나서 노는 것도 정말 재미있어. 나중에 주인이, 태욱이, 예준이랑 같이 축구 하자고 해야지. 친구들이 축구를 좋아할까? 아! 오늘 저녁엔 주한이랑 알까기 해야지!
- 주인이 엄마의 육아. 정말 완벽할까요?
누구보다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주인이 엄마. 어떻게 보이시나요? 우리 주변의 여왕벌 엄마들은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누구보다 열정적입니다. 과도한 자기애로 주변을 통제하고, 조종하려고 하죠. 모든 게 자신이 기준입니다. 준혁이와 동윤이 차이는 '여왕벌에게 시녀로서 잘 보였느냐, 혹은 여왕벌 자녀에게 잘 보였느냐.' 그뿐입니다. 잘 떠올려 봅시다. 여왕벌은 본인이 항상 주변을 평가합니다. 그리고 여왕벌의 자녀에게 친구를 평가하도록 합니다. 누가 그들에게 평가할 자격을 주었을까요?
준혁이 이야기를 하는 주인이 엄마의 태도를 보세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매도합니다. 사실은 본인이 뒤에서 남 욕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면서 말이죠.
-아이들의 긴 시간 상처받은 마음을 단적으로, 간단히 써봤습니다.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행복한 순간이 더 많고,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랐을 겁니다. 부모님들께서 마음을 건강하게 보살펴 주신 순간이 더 많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안에서의 친구 관계는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 합시다. 그게 아이들의 마음속에 없을 순 없어요. 아이들이 지금이라도 '아! 내 세상은 소중하고 넓구나! 혹시나 여왕벌이 날 싫어하게 되어도 소중한 난 달라지는 게 없구나! 엄마들 관계는 나랑은 상관없는 거구나! 친구 사이는 다 동등한 거구나!"엄마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엄마가 넣어 준 여왕벌의 세계에서 아이를 꺼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