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배려로 자란 아이
누군가가 무너지고 있다면
오히려 선뜻 힘내. 정신 차려라고 응원 또는 걱정하지 말아 주세요.
그 사람은 그냥 눈을 뜨고 아침을 맞아하는 거 자체가 애쓰고 있는 걸 테니.
우울증 환자에게 제일 하면 안 되는 게
"나가자." "바깥공기 맡으려나가보자. 게으름 피우지 말고 얼른 준비하자"라고 하더라고요.
그전까지는 크게 와닿지 않았어요.
저는 25년 마지막날 무너졌거든요.
무너져보니 와닿아요.
벅차다는 걸 알았어요.
밥숟가락하나 들기가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어쩌면 3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해서 예민해졌거나 제정신이 아닐지도 몰라요.
나 덜 힘들자고 다른 사람을 힘들게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 사람은 하루 종일 힘들다가 이제 그나마 괜찮아졌을지도 모르는데 나의 무너짐이 또 하나의 걱정을 만들었나 봅니다. 힘듦을 없애려다 힘듦을 전염시켰을지도 모르고, 슬픔을 줄이려다 더 크게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이의 편지에는 맞춤법이 다 틀려도,
글씨가 삐뚤빼뚤해도 전해진 진심은 참 따뜻하더군요.
나의 편지는 따스했을까요?
나는 그 사람의 녹음된 목소리로 나만의 강을 만들어 버렸어요. 강이 만들어지는 길이 아닌데도 강을 만들어달라고 , 강에 휴식공간을 강제로 만들어 버릴 뻔했어요.
나는 참 많이도 배려와 사랑을 받고 25년도를 지나왔네요.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아이는 덕분에 지금도 내가 부족한지 모르고 삽니다.
또다시 보고 싶네요.
빈자리는 그대 자리니 언제든 돌아와.
굶지 말고
받은 만큼 그대로 돌려주고 싶은데
받은 게 너무나도 커서 나는 그대로 돌려줄 수가 없어요.
메아리만 들립니다.
보고 싶다.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