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끄적거림 1

For me day

by 문달슬

나를 위한 날을 보냈다.

26년이 되고 나서 나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

25년까지는 악착같이 돈을 벌고 모으긴커녕 흥청망청 쓰며 불편함과 부족함이 없이 지냈다.

더 쓰고 싶어? 더 벌면 되지.

쓰리잡, 포잡 해서라도 다 하고 살았다.

어떤 이는 대단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걱정해 주고,

어떤 이는 아껴 쓰고 모으라고 조언해 줬다.


사실 악착같이 벌고 쓰기만 해서

모으기는 아직 서툴지만 소액이라도 모아보려고 마음먹었다.

그냥 막살기엔 나는 이제 그 온기를 알아버렸다.

그러고 마음먹은 열 가지 중 하나를 공개하자면,

한 달에 한 번은 제대로 나를 다독여주는 날을 보내기로 했다.

살려면 배가 든든해야 한다며 수저를 쥐어주던 어른들.

자기들도 무너지고 있을 텐데, 새끼들 무너지는 건 못 본다는 듯 꽈악 움켜주시던 그 손의 온기와 같은 온도의 음식을 만났다.

책 읽는걸, 좋은 글을 보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최적의 장소를 찾았다.

그동안은 가고 싶지만 이래저래 핑계를 대며 미뤘던걸 하고 나니 속이 든든해졌다.

나를 대접한다는 생각을 처음 해보았다.

사실 이날 거창하게 한건 없다. 나를 위한 식사를 하고 책을 읽었을 뿐.

그렇지만 요 근래 중 제일 행복했다.

잊기 위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빡빡하게 채웠던 스케줄에서 벗어나니 행복하더라.


나는 그래도 살아있으니

좀 더 살아보고자 하는 알맹이의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이 알맹이가 싹이 트고 꽃이 피었으면 좋겠네.


처음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앞으로의 for me day 가 어떤 날들이 될지 궁금하다.

어쩌면 오늘의 토닥임이 불러오는 나비효과를 만나게 될지도...

작가의 이전글오늘의 한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