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끄적거림 7

고집쟁이가 붙인 이름 <불편한 뿌듯함.>

by 문달슬

뿌듯함이 있었는데
가볍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불편한 뿌듯함이라는 말 말고는
딱 맞는 표현이 없었다.


오늘은
과정만 있는 날이었다.
이런 날은
겉으로 보면 허무한데
사실은 사람이 제일 많이 소모되는 날인 듯하다.


뿌듯한데 불편하고, 불편한데 후회는 없고,
잘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를 뭐라고 해야 하나.


그래.

<불편한 뿌듯함>이라고 해야겠다.


보통 사람들은
뿌듯하면 좋은 하루,
불편하면 망한 하루라고 할 테지만

나의 하루를 좋다고 말하긴 부족한 하루를 보냈다.

그렇다고 망했다고 말하긴 완벽했다.


그래서 나다운 단어로 오늘 하루에 이름을 붙였다.

어떤 이는 감정을 다루는 게 미숙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내가 미숙한걸 어떻게 할까? 네가 답을 정해줄 거니?

하고 반박을 할 나 자신이 상상되어

"나도 참 막무가내네."하고 웃어버렸다.


나조차도 감정을 단순화하지 못해 이래저래 고민하는데 '미숙'이라는 단어로 섣부르게 실수할 타인은 없겠지.


그렇게 고집쟁이는 자기가 고집을 부리는 걸 모르고 오늘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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