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 문장 (f.답장)

돈이 안 돼도 하고 싶은 거, 그게 사람의 사랑 아닐까요?

by 문달슬
돈이 안 돼도 하고 싶은 거,
그게 사람의 사랑 아닐까요?
-김창옥쇼 내용 중 일부-
몇 달 전, 어느 카페에서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기다리다가 꼬깃하게 접힌 영수증에 흘겨쓴듯이 적혀 있던 또래의 고민을 보았다. 찰나의 순간 훅 스쳐 지나갔기에 금방 잊힐 거라 생각했다. 그 당시에는 분명히 나와 또래일 뿐 모르는 사람의 고민이었기에 별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내 마음속에 있는 나는 관심이 매우 많았나 보다. 내가 그 고민에 답장을 할 기회가 온다면 뭐라고 적으려나?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 할지 등등 생각보다 상세히 고민을 하고 상상을 했다.

오늘 저 문장을 듣자마자 그 고민에 대한 답장을 쓴다면 저 문장을 꼭 넣고 싶다며 그때 본 고민을 내 마음속에서 또 꺼내 올렸다. 이렇게까지 계속 머무는 이유가 뭘까? 그 고민을 나도 하고 있는 걸까?

.

.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좋을까요?

돈이 되는 일을 하는 게 좋을까요?


어릴 때 나라면 주저 없이

"하고 싶은 거 해야죠. 이미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다른 거에 집중이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하며 되물었을 질문일 텐데.


이 고민을 처음 볼 때는 분명히

'혼잣말인가? 아님 고민이 너무 커서 곧 버릴 영수증에까지 흘러나온 건가?'

'끄적이고 내일 일어나면 없어질 그런 고민처럼 취급하고 싶은 게 본심인 건가?'

이런 그 사람이 영수증에 적은 행동에 대한 생각만 하고 말았다.



그때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긴 건가,

아니면 내가 그런 고민을 담기 시작한 건가.


이유는 모르지만

그 메모에 답을 해보기로 했다.


<답장>


안녕.

네가 넘쳐서 흘리고 간 고민을 내가 봐버렸네.

요즘 너의 고민이 계속 생각나더라.

네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게 나는 뭔지 모르지만,

금전적인 부분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할 일인가 봐.

그걸 알고 있는데도 고민하고 있는 거라면,

너 그 일 사랑하는구나?

너 그 일 하면 행복하구나?

너 그 일로 언젠가 꼭 인정받고 싶구나?

라고 묻고 싶어. 그 질문들을 하면서 내 마음을 찾아봤어. 사실 나한테 사랑, 행복은 말이야. <인정받는 것> 이랑 같거나 비슷한 뜻이도 해서 그런 거 같아.

사람이 살아가면서 돈이 없을 순 있지만, 없으면 불편하고 힘든 건 알 만한 내 또래 같은데 그 부분이 충족이 안될 거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건 정말 그 일을 사랑하는 거라고밖에 설명이 안된다:)

사랑하는 마음이 드는 건 소중한 거야.

살면서 한 번도 그런 마음이 든 적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고 한번 겪었다고 해도 두 번은 없을지도 모르지.

소중한 건 아끼게 되잖아.

실은 너무 소중해서 아끼고 아끼다 보니 과잉보호를 하고 있게 돼서 한 발짝 내놓기가 무서워진 건 아닐까?



지금의 너는 무엇을 사랑하고 있을까?

여전히 같은 걸 사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2026.04.01

누군가의 고민에 답해보고자 한 나 자신이



나에게 관심이 생겼나 보다.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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