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4 - 두 개의 개신교회, 삼위일체교회와 기념교회
앞에서 이야기한 슈파이어 대성당(Speyer Dom)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슈파이어란 도시는 예부터 가톨릭의 위세가 대단했던 곳이다. 그렇지만 슈파이어 제국의회에서 개신교에 불리한 정책이 의결되었을 때 그에 항거하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만큼 슈파이어의 개신교 세력 또한 만만하지는 않았는데, 그런 영향으로 슈파이어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개신교회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리고 오늘은 그 가운데 내가 잠깐이나마 둘러보았던 두 개의 개신교 교회를 이야기해 보려고 하는데, 그 하나는 "삼위일체교회(Dreifaltigkeitskirch)"이고, 다른 하나는 "기념교회(Gedächtniskirche)"이다.
1. 삼위일체교회
유럽의 도시들을 다니다 보면 삼위일체(三位一體, Trinity)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여기서 '삼위일체'란 예수 그리스도를 성부, 성령과 다른 위격(位格)을 가질지언정 본성에서는 동일한 유일신으로 보는 기독교의 기본교리를 말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삼위일체론이 기독교의 기본교리로 채택되게 된 것은 325년에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소집했던 니케아 종교회의의 결정에 기초한 것이었다.
슈파이어에도 삼위일체란 이름을 가진 교회가 있다. 그것도 슈파이어 대성당에서 도보로 불과 2~3분 정도면 다다를 수 있는 곳에 말이다. 하여 슈파이어 대성당을 둘러본 후에 삼위일체교회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삼위일체교회는 슈파이어 대성당과 알트푀르텔(Altpörtel)을 연결하는 막시밀리안 거리(Maximillianstraße)에서 골목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 있는 곳에 이렇게 숨어(?) 있다. 때문에 무심코 막시밀리안 거리를 걷게 되면 자칫 놓칠 수가 있다. 아, 건축양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삼위일체는 바로크 양식을 취하고 있다.
삼위일체교회를 뒤로 하고 사진을 찍으면 이런 모습을 보게 되는데, 사진 속에 보이는 건물 앞으로 보이는 거리가 바로 막시밀리안 거리이다.
교회의 벽면에 붙어 있는 안내판에 따르면 삼위일체교회는 1701년부터 1717년에 걸쳐 당시의 개신교 단체를 위하여 축조되었다고 한다.
삼위일체교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만나는 교회들과는 그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달라서, 생경감이 엄습해 왔기 때문에 말이다. 뿐만 아니라 천장 가득, 그리고 2층과 3층의 난간 모두를 그림들이 가득 메우고 있어서 마치 미술관에라도 들어온 느낌을 준다. 아, 파이프오르간이 전면 제단 위쪽에 있는 것도 독특하다.
중앙의 제단 쪽으로 조금 더 앞으로 걸어 나가서 제단과 파이프 오르간만 사진에 담아 보았다.
그리곤 이번에는 제단만 바라보았는데, 제단화는 예수님이 당신의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즐기시는 모습을 담고 있다.
제단을 뒤로하고 교회의 뒷면을 바라보았는데, 제단을 수놓았던 금빛이 사라지니 조금 어두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천장화 등의 배경색이 흑색까지는 아니어도 검은빛이 감돌아 그런 듯한데, 덕분에 절로 엄숙한 느낌이 교회 전체를 지배한다. 글쎄, 내가 유럽의 성당과 교회를 적어도 1,000개는 보았을 텐데 이렇게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교회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삼위일체교회를 나서기 전에 다시 한번 뒤돌아 보았다. 이런 모습의 교회를 다시 만나 볼 기회가 흔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이번에는 천장에 포인트를 두고 사진을 찍어 봤는데, 한 마디로 압권이다.
돌아선 김에 교회의 측면, 특히 2층과 3층의 난간만 따로 사진에 담아 보기도 했다.
삼위일체교회는 다음에 이야기할 기념교회를 만들 때, 별도로 기념교회를 만들지 말고 삼위일체교회를 확장하려고 했을 정도로 의미가 있는 교회이다. 그에 더하여 위에서 본 것과 같이 독특한 내진을 갖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둘러볼 가치가 충분한 있는 교회이다. 그러하니 만일 슈파이어를 찾게 된다면, 절대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2. 기념교회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할 교회는 공식 명칭이 그냥 '기념교회(Gedächtniskirche)'이다. 때문에 교회의 이름만 가지고는 무엇을(또는 누구를)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된 것인지를 전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기념의 대상을 이해하기 위하여는 약간의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가톨릭 세력이 강했던 슈파이어에서 제국의회가 1529년에 개신교에 불리한 정책을 의결하자 개신교 세력이 그에 항거하여 일어나는데, 기념교회는 바로 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한 교회이다. 아, 당시에 그렇게 일어났던 개신교도(세력)을 저항자란 의미를 담아 프로테스탄트(Protestant)라고 불렀는데, 오늘날 개신교도를 프로테스탄트라고 부르는 것의 기원이 여기에 있다.
일단 기념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도록 하겠다. 첫눈에 보기에도 위풍당당하고, 첨탑의 높이 또한 상당해 보인다.
교회 앞에 휘날리고 있는 보라색 깃발에는 - 내 멋대로 살을 조금 붙여 이야기하자면 - "당신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축복이기 때문에(WEIL DU EIN SEGEN BIST)"이라고 쓰여 있다.
교회 뒤쪽의 거리를 걷다가 마주친 기념교회의 모습이고,
측면에서 바라본 기념교회의 모습은 이러했다.
교회 바로 앞에 이런 조형물이 있는데, 주변 어디에서도 조형물에 대한 안내판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여 이것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못한다.
기념교회가 개신교의 항거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면, 종교개혁의 불길을 담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 이야기가 빠질 수는 없는 일인데, 역시 기념교회 앞을 달리는 거리의 이름에 Martin-Luther가 보여. 다만 한 가지 조심스러운 것은 그다음에 King이 이어진다는 것인데... 이것이 루터를 왕에 비유한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목사이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킹목사(Martin Luther King, 1929~1968)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념교회 입구에는 역시 루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한편 루터 동상 뒤쪽에 2개의 동상이 보이는데, 이를 포함하여 전부 6개의 동상이 루터를 호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루터를 호위하고 있는 이들 동상의 주인공은 루터를 지지했던 제후들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기념교회의 내부 모습은 보여주지를 못한다. 두 번씩이나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그중 한 번은 개관시간을 확인하고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념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내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혹시 기념교회의 내부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래 사이트를 클릭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하면, 중앙 제단과 그 뒤쪽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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