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2 - 슈파이어 대성당(Speyer Dom), 첫번째 이야기(외관)
앞의 글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슈파이어라는 도시는 웬만큼 자세한 지도나 관광안내 책자가 아니면 소개되어 있지도 않은 인구 5만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다. 그런 작은 도시 슈파이어를 내가 찾아 든 이유는 딱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1981년에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슈파이어 대성당(Speyer Dom)을 보기 위해서이다. 물론 이렇게 작은 도시에 세게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의 커다란 성당이 들어서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역사적 이유가 있겠지만, 그에 관하여는 내 이전 글에서 간단히 이야기 합 바 있으니 이번 글에서는 skip하도록 하겠다.
슈파이어 대성당(이하에서 대성당이라고 한다)은 1030년에 콘라트 2세(Konrad II)가 창건하였는데, 오늘날과 같은 거대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하인리히 4세(Henry IV) 때인 1106년이다. 야. 여기서 말하는 하인리히 4세는 '카놋사의 굴욕'의 주인공인 하인리히 4세이다. 슈파이어 대성당은 거의 300년 동안 신성로마제국 황제들의 묘지로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건축사적으로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가장 중요한 기념비적 건축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아마도 이런 점이 대성당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슈파이어에 들어섰을 때, 대성당을 어떻게 찾아가야지?라는 걱정은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왜냐하면 슈파이어에 들어서면 도시 어디에서나 대성당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슈파이어를 다니는 동안 대성당을 보지 않으려면 고개를 숙여 땅바닥에 고정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말이다. 실제로 자동차를 몰아 슈파이어에 들어서기만 하면 대성당이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대성당의 모습인데, 대성당 주변에 넓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어서 광각렌즈가 달린 고급카메라가 없어도 이렇게 성당 전체의 모습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가 있다.
대성당의 모습을 아래 사진을 가지고 간단히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다. 대성당은 이 지방의 많은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붉은색의 사암으로 지어졌는데, 크기는 폭 33미터에 길이 134미터에 이른다. 사진에서 보듯 동쪽(사진의 왼쪽)과 서쪽(사진의 오른쪽)에 각각 2개씩의 첨탑이 있는데, 동쪽(사진 왼쪽)의 탑의 높이는 71미터나 된다. 그러고 보니 탑 뿐만 아니라 돔도 동쪽과 서쪽에 각기 하나씩 있는데, 이런 구조의 건축물을 로마네스크 양식을 따르고 있다고 한단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대성당과 같이 규모가 큰 건축물들은 어느 쪽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우리에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 오기 마련이다. 때문에 그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건축물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바라볼 것이 절대적 으로 요구된다. 하여 대성당 주변을 돌면서 대성당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았는데, 대성당의 남쪽 측면에서 바라본 대성당의 모습은 이러하다.
위 사진 왼쪽으로 보이는 조각 작품만을 따로 찍어 놓았는데, 당시에는 조각 작품의 내용을 몰라서 그저 조금 크게 사진을 남겨 놓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조각작품은 감람산에 기도하러 올라가신 예수님과 예수님이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며 (예수님께서 깨어서 기도하라고 당부하셨슴에도 불구하고) 꾸벅꾸벅 졸기 바쁜 제자들의 모습을 담아 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정면에 보이도록 사진을 남겼어야 했는데... 나의 무지로 인해 쓸데 없이 커다란 두장의 사진만 남게 되었다.
아래 사진은 대성당의 동쪽 측면에서 바라본 대성당의 모습인데, 두개의 첨탑이 눈에 잘 들어 온다. 뿐만 아니라 성당의 후진(後陳)을 덮고 있는 반원추형의 지붕과, 내진(內陳)을 덮고 있는 합각지붕, 그리고 2개의 첨탑사이에 있는 둥근 지붕으로 이루어진 3종류의 지분이 또렷하게 보이다.
한편 대성당의 주 출입구는 대성당의 서쪽면에 있는데, 이것이 서쪽에서 바라본 대성당의 모습이다. 아, 성당의 북쪽 측면은 이렇다할 특징이 없어서 사진을 남겨 놓지 않았다.
성당의 주출입구인데, 사진 아랫쪽에 보이는 사람과 비교해 보면 문의 크기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성당의 주 출입구 위쪽에 5개의 조각이 자리하고 있는데,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분은 볼 것도 없이 아기 예수를 안고 계신 성모 마리아이다. 그런데 성모 마리아 좌우에 있는 네분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다. 대성당을 찾은 단체 관광객의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볼까?라는 생각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가 모양새 빠지는 일이라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다. 다만 가브리엘, 스테반 이렇게 두분의 이름은 들은 듯한데, 그 두분조차 어디에 계신지는 알지 못한다.
위 사진 속의 조각상 위쪽으로 붉은색의 원으로 둘러싸인 푸른 빛으로 단장한 꽃문양의 창이 보이는데, 주변의 4면에 독수리나 사자 등의 부조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신약성경 맨 첫머리에 나오는 4복음서의 저자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역시 무엇이 어느 분을 상징하는 것인지는 내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창문 한가운데 계신 분은 혹시 예수님이신가?
대성당의 입구 좌우측에 두개의 조각상이 있는데, 이 또한 주의깊게 봐두어야 할 것이다. 먼저 오른쪽에 있는 것은 합스부르크가(Haus Habsburg) 출신으로는 최초로 독일왕에 올랐던 루돌프(Rudolph) 1세의 조각상이다. 조각상 밑에 "로마의 왕 루돌프"라고 쓰여져 있는데, 어찌하여 로마의 왕을 운운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신성로마 제국의 독일왕에 올랐던 것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조각상은 기단(석관?)의 글이 라틴어인 듯한 글로 되어 있어서 나로서는 해독이 불가했다. 때문에 석관과 조각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알지를 못한다.
석관옆 바닥에 독일 연방공화국의 수상으로서 유럽통합을 이끌어 낸 헬무트 콜(Helmut Kohl, 1930~2017)의 공적에 대한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글이 쓰여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독일의 연방수상(Bundeskanzler)보다 박사(Dr.)가 더 크게 쓰여져 있다는 것이다. 아마 콜이 교수였다면 교수(Prof.)가 제일 크게 쓰여져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보니 내 중학교시절 당시 서독의 수상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수상이란 말앞에 Prof.란 말이 선명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 정도면 성당의 외관은 두루 둘러본 셈이 된다. 아, 성당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보아 둘 것이 아직 하나 남았다. 바로 대성당 정문 앞 광장에 있는 대형 세례반인데, 이 세례반은 한때 교구와 도시 사이의 경계선을 상징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사진만으론 세례반의 크기를 가늠해 보기 어렵겠지만, 그 용량은 1560L에 이른다고 한다.
자, 지금부터는 대성당 주변의 이런저런 볼거리들을 간단히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이것은 앞에서 잠깐 소개한 전 독일연방수상이었던 헬무트 콜의 흉상인데, 2018년에 내가 처음으로 슈파이어를 찾았을 때는 없었던 것이다. 콜이 2017년 6월 16일에 사망했음을 생각하면, 2018년에는 아직 건립이 되지 않았었던 것 같다.
콜의 이 흉상은 슈파이어 대성당 재단에 의해 건립되었고, 제작은 볼프 슈핏처(Wolf Spitzer)라는 분이 하셨다고 적혀 있다.
콜의 흉상 근처에 또 하나의 동상이 있는데, 1874년에 건립된 이 동상의 주인공은 슈베르트(Magnus Schwerd)라는 여교수인데, 내 워낙 과문하다 보니 이 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대성당을 일정비율로 축소시켜 놓은 대성당의 모형인데, 대성당의 전체 모습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앞에서 내가 했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었다면 전면이 남쪽이고, 주출입문은 서쪽(사진의 왼쪽)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성당 뒷쪽에 옛날 슈파이어를 감싸고 잇던 성벽의 일부가 남아 있는데, 왼쪽에 보이는 것이 '하이덴탑(Heidentürmchen)'이다.
허이덴탑은 1280년에 건립된 것으로, 예전엔 경비탑(Wehrturm)의 기능을 했었다는 이야기가 안내판에 적혀 있다.
슈파이어 대성당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성당 오른편에 있는 이 곳, Dom-Info에서 얻을 수 있다. 만약에 이 곳을 찾는다면 내가 이 글을 통해 이야기한 수준의 소개에 만족하지 말고, 대성당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어가기를 바란다. 아, Dom-Info는 기념품삽의 기능 또한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