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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Oct 22. 2023

헨델(Händel)의 도시 할레(Halle)

그 5 - 할레에 웬 "비틀즈 박물관(Beatles Museum)"?


1960년대부터 1970년 초반까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불세출의 밴드가 있다. 리버풀(Liverpool) 출신의 영국 밴드로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대략 6억 장에 이르는 앨범을 팔아 단연 판매고 1위에 올라 있고,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만도 20곡을 올린 전설적인 밴드... 그 밴드는 바로 존 레논(John Lennon),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 링고 스타(Ringo Starr)로 이루어진 4인조 남성밴드 비틀즈(Beatles)이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들의 노래에 완전히 빠졌었고, 오로지 비틀즈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비틀즈가 결성된 리버풀을 찾아 그들의 박물관격인 "비틀즈 스토리(Beatles Story)"를 찾기도 했다. 그런데 음악의 어머니라 불리는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 1685~1759)의 도시 할레(Halle)에 "비틀즈 박물관(Beatles Museum)"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쁜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갔는데, 이번글은 그 후일담에 해당된다. 


비틀즈 박물관은 할레의 중심이 되는 마르크트플라츠에서 조금 떨어진  Alter Markt 12번지에 있다. 시내 구경도 할 겸 천천히 걸으면 약 15분 정도면 다다를 수 있는 곳, 그곳에 비틀즈 박물관이 있다. 이런 모습을 한 2층 건물에.

건물 전면에 멤버 4명이 한 팀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사진을 내걸어 놨고,

그 밑으로 지금 "오픈 중(geöffnet)"이라고 적힌 입간판을 세워 놓았다.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10시부터 18시까지 개관하는데, 입장료는 7.5유로(2023년 성인 기준).

그런데 비틀즈 박물관의 입구는 건물 뒤편에 있어서 비틀즈 박물관을 관람하려면 건물 뒤쪽으로 가야 하는데, 뒤쪽으로 가는 길에는 비틀즈의 노래가 흐르고 있다. 

이곳이 비틀즈 박물관의 입구인데, 내부에서 "사진을 마음대로 찍어도 된다(Fotografieren erlaubt)"라고 써붙여 놓았다. 

입구 왼쪽에는 휴게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입구 오른쪽 벽에는 1960년대와 같은 방식의 비틀즈 핀볼게임기(Flipper)를  미국에서 가져다 놓았다고 써놓았다. 비틀즈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수집하여 전시하려는 박물관 측의 열의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입장권인데, "그룹으로 활동하던 1970년까지 그리고 각자 솔로로 활동하던 1970년 이후 시절의 각종 진귀한 자료들과 잘 알러 진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내 주머니에서 입장권(Eintrittakarte)이라고 쓰인 또 한 장의 종이가 나왔다. 박물관에 대한 각종 정보가 빼곡하게 적혀있고, 반으로 접혀 있는... 그런데 반으로 접힌 것을 펼쳐놓고 사진을 찍었더니 이런 모습이 되어 버렸다. 

독일 동북부의 도시 할레에 비틀즈 박물관이 있다고 하여 기쁜 마음으로 달려오기는 했지만, 솔직히 별다른 기대를 갖고 찾았던 것은 아니었는데, 전시물이 생각보다 많고 나름 알차서 또 한 번 놀랐다. 이처럼 전시물이 많다 보니 건물 1층과 2층 어느 곳에도 널찍하고 여유로운 공간은 없다. 그 많은 전시물들을 다 보여주기는 힘들고, 지금부터 내가 조금 주의 깊게 바라보았던 전시물 몇 점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비틀즈가 함께 밴드로 활동하던 시절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보이고,

그를 패러디한 듯한 모습의 대평 패널이 세워져 있다. 

비틀즈 박물관답게 비틀즈의 멤버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고 있다. 

만약 비틀즈에 관심 있는 4명이 이곳을 함께 찾았는데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비틀즈 멤버가 각기 다를 경우라면,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 두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전시물도 있다. 

비록 빌보드차트에서 1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노래 "Yellow Submarine"을 생각나게 하는 전시물도 두 점 보인다. 

이어서 비틀즈가 사용했던 악기들의 미니어처,

비틀즈 멤버들의 마리오네트 인형도 보인다. 

모든 공간이 링고 스타에 관한 전시물로만 차 있지는 않은데, 전시장의 가장 높은 곳에 링고스타가 자리하고 있다. 

비틀즈 박물관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마땅한 비틀즈의 히트 앨범들도 가져다 놓았다. 

그밖에 이런 전시물들이 연이어져 있는데, 먼저 대표곡 중의 하나인 Let it be의 재킷 사진이고, 

미국에서 들여왔다는 1960년대 핀볼 게임기이다. 

동(銅, Broonze)으로 만든 비틀즈 멤버들의 조각상, 

그리고 그에 대한 설명도 있다. 

비틀즈가 입었던 옷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옷이 한 벌 전시되어 있는데,

너무도 상태가 양호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시... "비틀즈가 1963년에 입었던 카라 없는 양복을 카피한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1960년대 공연실황. 흑백 TV를 통해 듣는 I Want to Hold Your Hand... 좋다.  

할레의 비틀즈 박물관은 관람객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전시가 많은 것을 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데, 전자드럼 등의 악기를 연주해 볼 수 있는 이런 공간이 그 대표적 예가 된다. 

아, 드럼스틱 등을 손에 쥐고 연주하기 전에 손세정제를 사용해 달라는 부탁도 빼놓지 않고 있는데, 아직도 코로나의 망령이 독일을 뒤덮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사진 오른쪽에 자신의 얼굴을 집어넣고 비틀즈 멤버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공간도 있고, 

퍼즐 맞추기도 즐겨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다만 비틀즈에 대한 향수를 갖고 이곳을 찾는 이의 연령대를 생각하면, 퍼즐은 결코 즐거움을 주는 도구가 될 수 없을 수도 있다.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추는 사람에게 비틀즈 CD 한 장을 준다고 한다. 

이런 공간을 만들어 놓는 경우, 비틀즈를 떠올리게 만드는 대표적인 사진인 이것이 빠지면 많이 섭섭하겠지? 앞에 그려져 있는 횡단보도에 비틀즈 멤버들과 같은 포즈로 걸어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놓으면 좋은 추억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비틀즈의 멤버 중 각기 좋아하는 멤버가 다른 4명이 찾았을 때...

비틀즈 박물관의 마지막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 장식한다. 비틀즈 멤버들에게 색깔 있는 옷 입혀주기인데, 리버풀에 있는 비틀즈 스토리도 이렇게 끝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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