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입을 모아 밥도둑이라고 부를만큼 괜찮은 음식, 바로 게장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싫어하는 이 없는 게장이건만, 문제는 막상 맛있는 게장을 만나기가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특히나 우리네처럼 60년 넘게 게장을 먹어 온 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서 "맛있다"라는 소리를 연발하게 만드는 게장을 내는 곳은 찾아 보기 힘들다. 게장 전문점이란 이름을 걸고 장사를 하는 곳을 가보아도 그렇다. 그런데 간만에 괜찮은 게장 전문점을 천안 동남쪽 태조산자락에 있는 유량동에서 만났다. 그래서 오늘은 그곳, "꽃게옥 천안 유량동점"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사실 "꽃게옥"은 연평도산 꽃게만을 고집하는 게장 전문점으로 이미 미식가들에겐 익히 알려진 곳이다. 강화도 직영점을 시작으로 이미 여러 지점을 갖고 있고, 홈쇼핑에도 진출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런 꽃게옥이 드디어 천안에 들어 섰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다. 비록 고풍스런 맛까지는 풍기지 못하지만, 일단 매장이 우리네 한옥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무언가 정겨움을 풍긴다.
두채의 건물을 한 킷에 담아 보았는데, 게장집을 이렇게 매머드하게 오픈했다는 것 자체가 음식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로 생각된다.
업체가 제공하는 꽃게옥의 모습은 내가 찍은 사진이 주는 것과는 달리 한층 더 멋있다.
위에서 보여준 매장면적을 고려하면, 이정도 크기의 주차장은 필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앞에서 보여분 것처럼 겉모습은 한옥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매장 내부는 충분히 현대적이다.
사방을 둘러가며 커다란 유리창이 있어서 밝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데다가, 테이블 간격이 충분해서 쾌적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메뉴는 아주 다양한데, 첫페이지에 소개된 것만 보여주면 이렇다.
그렇지만 가장 기본적인 메뉴로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어우러진 '알배기 정식'이다. 물론 이것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보리굴비 등을 추가하면 되는데, 알배기 정식 자체가 워낙 푸짐해서 그럴 필요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 게장 이외에 대하장과 전복장도 맛보고 싶다면, '꽃게옥 황제장'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다만 가격이 조금 센 것이 문제이기는 하다.
혹시 누군가를 대접하는 자리여서 푸짐함을 보여주고 싶다면 '하멜로제플래터'가 제격일 수도 있다.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알배기정식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성비높은 시그니쳐 메뉴라고 생각한다. 기본찬은 다소 소박한데, 사실 게장을 발라먹다 보면 여기에 손갈 시간이 없어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간장게장. 비주얼이 예술수준이다. 벌써 크기 부터 좌중을 압도한다. 맛은 묻지도 말기를... 한마디로 최고다. 특히 껍데기가 잘 삭아 있어서, 한 점의 살도 버리지 않고 남김없이 먹을 수 있다는.
양념게장도 맛있기는 한데, 솔직히 (내 입맛에는) 간장게장 보다는 못하다. 그리고 게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사실 제대로만 낸다면 게장은 역시 간장게장이다.
알배기 정식에는 생김과 백김치, 그리고 된장국도 함께 서비스된다. 생김에 밥을 올려서 간장게장 국물에 찍어 먹는 맛이라니...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