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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Nov 22. 2023

참게장과 떡갈비가 일품인 정읍 일타 맛집 "대일정".

명실상부한 정읍 최고의 맛집,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전라북도 정읍시 태인면에 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라는 의미로 예로부터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이라고 불려왔던 피향정(披香亭, 아래 사진 참조)이란 정자가 있다. 연꽃이 가득한 하연지(下蓮池) 그리고 하연지에 접해있는 함벽루(涵碧樓)와 어우러진 피향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피향정이 호남제일정이라 불릴만 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 피향정 옆에 떡갈비와 참게장으로 유명한 맛집이 두곳 있는데, 그 하나는 백학정이고, 다른 하나가 오늘 이야기하는 "대일정"이다.

정읍의 어르신들 입에서는 이 두곳 가운데 백학정이란 이름이 먼저 나오던데, 근래의 맛집 평가에서는 대일정이 더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정읍으로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두곳을 모두 검색해 보았는데, 일단 대일정이 적어도 외관과 실내만으로는 더 좋아 보였다. 하여 정읍에서의 첫번째 식사장소로 대일정을 택했는데, 외관은 사진 그대로 깨끗하다. 점포 앞으로 4~5대를 세울 수 있는 자체 주차장도 갖고 있고.

대일정은 1969년에 창업했고, 대를 이어 영업을 계속해서 '백년가게'로 선정되었다. 그렇다면 전통있는 맛집인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음식을 만드시는 분이 전라도 향토음식의 대한명인으로 선정도 됐고, 정읍시장이 정읍 맛집으로 공인할 정도이니, 음식 맛에 대한 걱정은 붙들어 매어 두어도 좋을 듯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자에 리모델링을 대대적으로 한 듯 매장 내부도 깨끗하고 청결해 보인다.

사진과 다른 방향의 공간에는 벽면을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1929~1993)이 장식하고 있는데, 이쪽도 깨끗하다. 아, 맛집이라면서 어째 손님이 한명도 없는지가 의심스러울지 모르겠는데, 그것은 내가 개점시간인 11시를 막 넘긴 시간에 이곳에 들이닥쳐서 그렇다. 잠시후 11시반이 넘으면서부터, 빈 자리라고는 아예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손님들이 많았다.

구석진 좁은 공간도 무십하지 않게 잘 꾸며 놓았는데, 이곳의 주인장이 이쪽으로도 나름 감이 있어 보인다.

제일 먼저 입장을 했기 때문에 테이블 선택이 자유로왔는데, 볼 것도 없이 피향정이 잘 바라다보이는 창가쪽의 작은 자리에 앉았다.

메뉴만 보아서는 주로 정식 위주로 장사를 한다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단품 메뉴도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가격대는 결코 만만치 않다. 아, 정식의 경우 1인분은 주문이 안되고, 2인분을 주문하는 경우에도 반반 씩 주문하는 것은 불가하다. 참게장 명인의 참게장도 맛보고 싶고, 떡갈비도 먹어 보고 싶은데...고민끝에 참게장 정식 2인분을 주문하고, 떡갈비 1개를 추가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기본찬이 9개인데,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어 보인다. 물론 실제로도 맛있다.

그런데... 기본찬이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시 9개의 밑반찬이 담긴 쟁반이 나오고, 그것도 모자라 다시 6개의 접시에 먹을만한 것들이 그득히 담겨서 나온다. 이것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를 것 같은, 아니 오히려 넘칠만한 상차림이다.

테이블 위의 비어있는 공간은 당연히 참게장과 떡갈비가 채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푸짐하고 예뻐 보이는 계란탕에 맑은 된장찌개가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참게장과 떡갈비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로써 참게장 정식 2인분 + 떡갈비 한 상이 완성됐다. 맛? 한마디로 최고이다. 떡갈비는 한돈 + 한우의 적절한 배합에 딱 먹기좋을 정도로 구워져 나왔고, 참게장은 잘 숙성되어 비릿한 맛이 전혀(?) 없다. 살짝 구운 김에 게장과 밥을 얹어 먹어보니, 예술이다. 절로 엄지 척을 하게 될 정도로. 아, 자그마한 조기(?)구이도 맛있고, 뭐 하나 버릴 것이 없다. 내 최애 음식 중 하나인 잡채에 손이 갈 여력이 없을 정도이니 더 말이 필요없다.

만약 정읍을 찾는다면, 그래서 정읍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이곳 대일정을 최우선 순위로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정읍에서 맛과 분위기를 이만큼 충족시켜주는 곳, 찾기가 쉽지 않을테니 말이다. 맛집을 이야기하며 내 좀처럼 안쓰는 말인데, 대일정이라면 써도 될 것 같아서 감히 써본다. 절!대!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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