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일까?
하고 싶은 욕망과 때론 찾아오는 무기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면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진다.
그러다 불안해진다. 다시 또 무언가를 채우려 스마트폰을 뒤적인다.
비움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오히려 또다시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하며 끝없는 서핑을 한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 보면 어느새 오디오북이 귀에 꽂혀 있다.
그 순간들은 어쩌면 여러 가지 생각들에서 도망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한다?
올해 나는 글쓰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인옥 작가님과 함께하는 라이터스챌린지 "함께하는 힘"을 믿어보자.
1월에는 매일 아침 필사를 했고, 2월에는 필사와 함께 나의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오늘 필사한 글은 짧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이정록 (서시)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
내 몸이 성하다.
나무와 사람을 비유한 글이다.
세상과 가까이할수록 상처도 많아지지만,
그만큼 더 성장하고 풍성해진다는 의미인 것이다.
나는 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왔다.
어릴 적엔 대가족 속에서 존재감을 찾으려 애썼고,어른이 된 후에도 사람들과 함께하며 나를 증명하려 했던 건 아닐까?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누군가를 챙기고, 내 몫을 챙기지 못했던 나는…
어쩌면 나도 챙김받고 싶은 욕구에서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은 아닐까 한다?
그때 그 순간만큼 내 미음은 진심이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때때로 나는 숨고 싶을때가 많았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뜨개질 바구니를 던져두고,
마당에 나가 화초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다 말고 호미자루 내 던지고,
흩날리는 하얀 망사 커튼 너머로 바람을 느끼며
노란 허브차 한 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글을 쓸 수있는 나만의 공간,
그곳이 나의 쉼터 꿈으로 그려 보는 나만의 공간,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 보았다.
6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흠집 난 나를 제대로 달래주지도 못한 채 살아왔다.
이제야 비로소 나를 돌아보고 달래주려 하지만,
아직도 나는 설익은 과일처럼 떨떠름하고 덜 떨어진 모습으로 살아간다 .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해!!! 그리고 깨닫는다.
정리할 것이 많다는 것을...
사람의 인연에도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인연에 매이지 않아도 괜찮다.
미안할 것도, 죄책감도 내려놓아야 한다.
이제 나는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마음이 닿는 대로 살아보려고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내려놓고 정리하다보면 내 마음속의 그림들이 완성 되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꿈꾸는 그곳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지.
어릴 적, 온 가족이 한 방에서 발을 맞대고 자던 그 겨울밤,
추운 날에도 두꺼운 이불을 둘둘 말고 올라가 숨었던 다락방.
그곳이야말로 나만의 '꿈의 다락방'이었다.
나의 뜰 나의 정원이 있는 곳 나의 쉼터를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오늘의 글을 필사하면서 다시금 깨닫는다.
상처받고 흠집이 나더라도, 그것은 결국 나를 더욱 깊고 넉넉하게 만든다.
새살이 돋아나는 만큼, 아픈 만큼, 나는 더 성장할 것이다.
인생 60이 넘어서야 이제 나를 찾아 가는 중입니다. 개인 사업을 하며 암진단을 받고 치유하는 동안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이었는지 이제야 깨달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