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기적
오늘의 필사
폴오스터 소설, <달의 궁전>
사랑이야말로 추락을 멈출 수 있는,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단 한 가지 것이다
오늘도 필사를 했다.
나는 작가라는 명함을 내놓기엔 아직 민망하고 어설프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늘 어딘가에 끄적이며 흔적을 남기곤 했었다. 그런 기록들이 나를 작가의 길로 조금씩 스며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사 또 한 내가 작가의 길로 가는 데 있어서 뿌리를 단단해지게 만들어 주는 영양분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1일 1강 논어강독 " 필사를 시작으로 지금 쓰고 있는 "더 나은 어휘를 쓰고 싶은 필사책"
2월부터 시작한 필사와 더불어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나만의 루틴으로 가다 보니 22일을 해냈다. 짧은 문장의 내용을 보며 그날의 느낌으로 또 하나의 글을 만들어 간다. 처음 접하는 책과 내용이 많다. 읽고 싶은 책들은 목록에 저장해 두고 오디오 북이나 종이 책으로 구매해 읽게 된다.
오늘 필사글은 짧지만 사랑에 대한 강력한 힘을 말해준다.
“사랑이야말로 추락을 멈출 수 있는,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단 한 가지 것이다”라는 문장을 필사하며 사랑의 본질을 다시금 깨닫는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을 떠받치는 힘이며, 때론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글이다.
가끔 우리는 사랑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을 만난다. 자신이 태어나면서 보고 배운 사랑의 방식이 전부인 줄 알고, 그것이 옳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관심과 가르침이 지적질이 되고 사랑이라고 착각한다, 그 방식이 상대에게는 부담이 되어 점점 거리를 두게 되는 경우가 있다. 소통의 부재는 결국 관계를 단절시키고, 가족들 사이에서도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을 낳는다. 우리 집의 가장이 그러했다.
가족조차 거리를 두는 그의 방식은 집안의 강아지마저 불편하게 만들었다. 강아지는 가까이 가는 것을 주저하며 아빠의 문 여는 소리만 나도 짖어댔고, 점점 더 외로움이 깊어져 갔을 것이다. 소통이 막히고 화가 쌓여만 가던 어느 날, 가족들이 바쁘니 강아지 산책을 부탁해 보았다. 집에 혼자 있는 강아지가 안쓰러웠던 걸까, 그는 어색하지만 천천히 산책을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의무감으로 나선 걸음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산책하며 강아지 친구도 생기고, 강아지 집사들과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공통된 이야기로 금방 친해지듯, 새로운 사람들과 편안한 관계도 만들어가는거 같았다. 어느새 산책은 하루 한 번이 아니라, 세네 번씩 나가는 일상이 되었고 한밤중에도 보채면 기분좋게 데리고 나간다. 원래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걸 좋아하지만 그렇게 강아지와도, 새로운 사람들과도 가까워지면서 그는 점점 더 온화해졌다. 집에서는 산책으로 인한 이야깃거리가 많아졌다.
예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라는 TV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마치 우리 집에서도 작은 기적이 일어난 듯했다. 화가 줄어들었고, 단짝 친구가 생기니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둘의 사랑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강아지 또한 사랑을 알게 되었다. 아빠가 안 들어오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사랑의 힘이던가?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이제는 가족들에게 외식을 제안하는 일이 잦아졌고, 예전보다 대화의 시간이 늘어났다. 사랑이 가져온 큰 변화였다.
폴 오스터가 말한 중력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상실, 좌절, 고난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랑은 그 중력을 거스르고 다시 떠오를 수 있는 힘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을 통해 변할 수 있다. 나 역시 아무리 힘들고 고된 삶이라도, 가족과 자식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버티고 나아갈 수 있었다. 그동안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한 사람이, 사랑의 작은 실천으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사랑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사랑이 없다면 인간은 추락 할 수밖에 없지만, 사랑이 있다면 그 법칙을 거스르고 다시 떠오를 수 있다. 사랑 안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한 오늘, 필사를 하며 다시금 다짐한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소통을 나누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