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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by 메리골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두권 읽었다.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편과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잡화점은 상담하는 가게 고민을 들어주는 가게, 과거의 사건이 미래까지 연결되는 상담이라니 이건 보통 상식으론 이해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작가들을 천재라고 한다지. 역시나 상상력 최고다. 우연히 숨은 장소가 잡화점. 그런데 그곳 우편함에 편지가 들었다.


상담하는 내용을 보고 답을 보내면 발자취도 없이

다시 답장을 보낸다. 이게 미스터리. 알고 보니

미리 써 놓은 상담에 대한 답변지를 누군가 바로 바꿔치기한 것.


다카유키의. 아버지 유언대로 죽은 후에도 사후에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는 일이 이어지는 비밀의 장소.


그 와중에 잘못된 상담으로 죽은 임산부와 아이에 대한 기록을 보며 내담자의 마음을 잘 헤나려야 하며 아무렇게나 답을 하면 안 됨을 알았다.


그리고 친구시험이란 상담을 통해 학교에서 긴밀하게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단 내용은 의미가 깊었다. 또한 가와베 미도리라는 여성이 영양실조로 빌린 자동파를 운전하다 빈혈로 바다에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은 상담 전에 어떻게 하면 인생을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사망한 상태.

그리고 고스케라는 아이의 상담편지는 의예로 충격적이었다. 장사하는 아버지가 갑자기 야반도주를 하다. 그것도 상당한 빛을 지고 말이다. 그래서 고스케는 잡화점에 아버지와 같이 가는 게 맞느냐 아니면 야반도주를 말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 답은 일단은 아버지와 같이 하고 시간이 나면 차근차근 그 해결책을 찾자는 거였다. 그러나 고스케는 휴게소 짐칸에 몰래 숨어 아버지와 어머니를 배신하고 도주하였다. 그 후 그는 환광원에 들어가 중학생이 되어 후지카와 히로시로 살아간다. 사이타마 현의 목각 장인의 제카가 되어 사는 고시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목각 인형을 스승의 맘에 들게 깎아 장인의 제자가 된다.


그 뒤 고스케는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의 삶을 살면서 자신이 야반도주한 부모님을 따라가지 않았던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스케가 우연히 하루미를 만나 잡화점에서 할아버지의 충고로 성공한 이벤트 광고 회사 사장이 됨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로부터 아버지가 가족들과 동반 자살을 했다는 것을 듣게 된다. 그러면서 고스케는 인생은 결국 혼자만의 힘으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일련의 상담 내용이 적힌 글을 보면서 요즘 물보살이라는 프로가 떠올랐다. 온갖 종류의 인간 문제를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 그중 안타까운 이야기가 바로 부모가 자식을 고아원에 버리는 일이었다.


비록 키를 힘이 없지만 자식을 고아원에 버리는 파렴치한 일은 이 글에서도 역시난 사회에서 지탄받아야 할 대목으로 말하고 있었다. 난 고스케가 잘 자라 주어 무척 다행스러웠다.


또한 계모가 재산을 빼앗으려 남편의 친자를 학대한 후 일부러 구타시키고 집을 나가게 만드는 일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전에 읽은 아몬드라는 책도 이런 부류의 글이 적혀 있었다. 현대에나 과거에나 부모와 자식 간의 끈끈한 인연이 자연스레 끊어지는 것들을 들여다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가족의 소중함이다. 가족이란 끈끈한 연대를 통해 어려운 문제를 풀어 나가길 바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을 읽으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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