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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있는 심연- 한무숙

20세기 한국 소설

by 메리골드







더위를 물리고 싶어 한무숙의 [감정이 있는 심연]을 읽어 보았다.


이 소설은 인간심리의 저변에 꿈틀거리고 있는 성적 욕망과 그 좌절을 통해 성을 금기와 혐오

의 대상으로 여기던 전통적인 성도덕에 강한 문제를 제기한 글이다.


비정상적인 기독교적인 순결의식을 강요당하며

자란 결과 성은 추하고 불결하고 금기시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한 여성이 있다.


성을 지나치게 죄악시하는 죄악망상증은 성을 거듭함으로써 치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여기에 나온 사변 후 네 과부가 된 전아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살피니 뜻밖이었다.


그녀의 큰 고모는 지나치게 광신적인 기독교인이었다. 전아는 이 고모 아래서 사랑보다 죄라는 말을 먼저 듣는다.


그림을 그리는 전아. 정신적 병을 해결하려고. 그런데 그 그림이 공포와 쾌감과 죄스러움의 표현이라니.


남자 환자의 경우 궤짝과 주머니를 여자는 버섯이나 칼을.


카드뮨 레드와 은빛이 서로 얽힌 상태로 꽈리를 틀다.


그 위에 칼끝이 하얗게 번득이다.




전아의 집은 굴지의 대지주의 집. 오리골 큰 기와집. 그곳 부재지주로 전아의 조모가 작고한 뒤로 사당을 지킨다.


그런데 다시는 이 집에 돌아와 살지 않았단다. 왜냐면 전아의 집에는 이상하게도 추문이 많았단다. 건장하고 거만한 고모가 이 집의 주동자.


이 전아의 큰 고모가 바로 문제의 여성. 그런데 이모 역시 어머니가 죽은 후 이 집을 드나든다.

전아의 집은 점차로 토지 문제로 남의 손에 손가락질 당하였고.


그 큰고모가 아우의 일을 가지고 비밀을 발겨낸 것. 그리고 무엇보다 죄의 끝을 보여야 한다고 어린 전아를 공판장에 끌고 간 일.


전아의 어머니가 병신이 된 건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등쌀 때문이라니.


전아의 고모들은 둘 다 과부가 되어 친정살이를 했다.


휴전이 되고 난 후 주인공은 부산을 갔다.

피난하던 이모의 병세가 심상치 않았다.


봄이 정신병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봄은 환자의 상태란다. 건전한 육체와 조용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창살에 박힌, 자물쇠에 갇힌 봄.


죄악망상증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여 침대의 높은 곳에서조차 잠을 자지 못한다는 그 말이 무척 섬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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