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인 시간”
순천만 자연 습지를 간 적이 있다. 그곳에는 많은 생명과 갈대, 갯벌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겁게 즐길 수 있다. 다리에 서서 멋진 갈대밭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으면 이곳이 바로 천국이 아닌가 하는 탄성을 올린다. 생명의 호흡, 긴 갯벌의 끝없이 펼쳐진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아흔아홉 마리 용이 멋진 진주를 지상에 뿌려놓은 듯 눈이 부시다. 자연은 늘 부족하지 않고 넉넉하여 자연의 품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된다. 이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갯벌 속 작은 게 들도 상당수 볼 수 있다.
여러 번 그 습지를 방문한 결과 난 멸종 위기에 처한 “붉은 발 말똥게”를 볼 기회가 있었다. 이곳 갯벌에서 마주한 작고 앙증맞은 온몸이 빨간 게는 내가 그곳을 지날 때마다 늘 뒤뚱거리며 눈을 빼꼼히 빼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반긴다.
순천만 습지는 게들의 천국 같다. 그리고 흑두루미와 짱뚱어를 바라보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이다. 경이감, 놀라움, 아름다움, 소중함, 값진 보석 등 이러한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갯벌은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국가에서 지정한 귀한 허파인 습지를 방문한 나만 이런 마음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나처럼, 내가 아는 여성 과학자이며 작가인 레이첼 카슨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생태도시에 살다 보니 자연히 생태적 삶에 관심이 많이 생겨 환경문제를 다룬 글을 자주 읽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침묵의 봄」은 벌써 두 번째는 읽을 정도로 환경에 깊이가 있는 책이다. 레이첼 카슨이 1962년 9월에 발간한 책이란다. 이 책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렇다.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이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난 이 책을 3년 전에 처음 접했다. 학교에서 화학 시간에 필요한 책을 골라 읽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난 내가 맞이하는 자연이 얼마나 감사한 존재인가를 깨달았다. 자연은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그 자연 속에 사는 모든 생태가 질서가 잡혀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침묵의 봄은 살충제(DDT) 사용 문제를 중지하자고 강조하고 있는 책이다.
당신은 DDT란 살충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살충제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다. 일단 살균제나 살충제는 사용하기가 편하다.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벌레, 잡초와의 싸움이 숙명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벌레라고 다 해로운 건 아닐 것이다. 나는 벌레도 다 필요해서 만들어진 창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 많은 벌레 중 우리에게 이로운 벌레인 익충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무당벌레는 익충에 속한다고 한다. 이 고마운 벌레가 익충인 이유는 사람이 먹는 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인 진딧물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그 진딧물을 죽이기 위해 우리가 살충제를 뿌리면 생태계는 분명 파괴될 것이다.
이렇게 자연은 모든 질서가 그물망처럼 엮여 있다. 우리가 없애려는 그 진딧물은 무당벌레의 주식이다. 그리고 무당벌레의 체액을 빨아먹는 노린재 개미는 무당벌레의 무서운 천적이란다. 무당벌레, 진딧물, 노린재 개미 등만 보더라도 이렇게 한 가지만 보고 편리성만 가지고 살충제를 뿌렸다가는 자연은 인간의 당장 눈앞에 놓인 편리성에 고문당하고 말 것이다. 한번 해충이 살충제 내성이 생기면 더 강력한 살충제를 살포해야 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난 살충제의 살포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한, 한번 뿌린 살충제는 땅속에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데 적어도 10년에서 15년 정도 걸린다고 하니 너무 끔찍하다. 침묵의 봄은 여러모로 레이첼 카슨의 각고의 노력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악영향을 미치는 살충제 사용을 고발하는 등 매우 훌륭한 업적을 이룬 걸로 안다. 한 사람의 노력이 많은 사람과 자연에 있는 많은 동·식물을 살리는 일을 했다니 정말 훌륭한 책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도 그처럼 환경에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 실천해야겠다고 느꼈다.
우리 시뿐 아니라 각처에서는 매일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들었다.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매일 착용하고 있다. 마스크의 종류만 해도 얼마나 다양한지 면 마스크, 덴탈 마스크, KF마스크 너무나 다양하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마스크를 길거리나 산, 쓰레기통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매일 먹고 버리는 일회용 페트병, 우유 팩 등은 사용할 땐 편리한 것들이지만 결국엔 한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이다. 그런 버려지는 쓰레기 때문에 환경은 예전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 환경을 살리자, 물을 아껴 쓰자 등 많은 환경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실천이 잘 되지 않는다.
우리 집은 재활용을 잘하는 편이다. 아빠는 분리수거를 잘하지 못하면 잔소리를 하신다. 비닐은 비닐대로 깡통은 깡통대로 우유 팩은 곱게 잘라 물기를 뺀 후 버리라고 하신다. 또한, 항상 장을 보러 마트에 갈 때 장바구니를 들고 다닌다. 우리 가족은 그런 습관들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 덕에 비닐 플라스틱 봉지 사용이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가 사는 소중한 지구, 소중한 자연은 거대한 띠로 연결이 되어 있단다. 내가 버리는 쓰레기가 어느 순간 태평양 바다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끔찍한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거대한 플라스틱 산을 형성하며 바다를 흐르고 있는 모습은 그리 좋은 광경은 아닐 것이다. 침묵의 봄은 거의 50년도 더 전에 우리 지구의 생태의 위협적인 상황을 예고한 책이다. 우리가 조금만 더 환경에 관심을 갖는다면 지구는 분명 깨끗해질 것이다.
많은 환경 분야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이 단연 으뜸이 아닐까 한다. 한해에 연이어 두 번을 읽고 나니 우리가 사는 환경이 무심하게 흘러갈 상황이 아님을 실감한다. 책을 통해 배운 환경의 심각성을 깨닫고 좋은 환경을 위해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도 더 철저히 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될 수 있으면 자제해야겠다.
(이 글은 과거 코로나로 힘들었던 시기에 적은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