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일신 아동문학상 수상작

행복한 눈사람

by 메리골드

토닥토닥 사람으로 태어나 까만 돌멩이 눈으로

보았지 산마루를 넘어가던 구름이 은근슬쩍 엉덩이를

걸치고 쉬는 동안 참새들이 눈쌓인 지붕에 발자국 콩콩 찍어 대고 뾰족한 솔잎 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나를 잊지마, 속삭이며 은빛으로 동글 빛났지 아이들이 눈가루 같은 숨을 내뿜으며 나를 둘러쌓고 나는 나뭇가지 손을 흗들었어 찰칵찰칵 사진 속에 나는 영원히 사람으로 남았지


어떡하지

자꾸 마음이 녹아

사르르 사르르

물이 되어서도 잊지 못할 것 같아

재잘재잘 노래하는 수다쟁이가 될 것 같아


눈이 내린 풍경이 그려지는 아침

눈사람, 참새, 눈 쌓인 지붕, 나뭇가지, 눈 발자국 등이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습니다.


웃고 있는 눈사람

고드름이 자신을 잊지 마라니 아이들의 숨이 눈가루 같다는 표현이 넘 멋집니다.


세상이 온통 새하얀 눈처럼 예쁜 마음이 아이들의 마음과 같은 동심이 눈덩이처럼 자꾸 커지면 좋겠습니다.


여긴 내 습작 자작시


좀,잘,참


좀만 녹으렴 눈사람아!

잘 봐! 눈 덮인 운동장을

참말로 똑바로 쳐다 보지 못할 저 파란 하늘을


잘,천, 날


잘봐! 내가 날개를 펼치며 누운 모습을

천사처럼

날개를 팔랑팔랑


너는 눈사람

나는 천사


아침에 동시 읽고 동시 짓고


여긴 책속 시인의 시 일부인 오이에 대한 심상


늙은 오이


오이따러 텃밭에 갔다


새파랗던 오이가 일주일째 누렇게

늙어 있었다


오이는 참 빨리도 늙는다

엄마는 뭘 믿고 저녁에

오이 마사지를 하는지


아이의 눈으로 본 엄마와 오이의 생태가 재치가 넘친다.


엄마의 마사지


엄만 오이의 섬세한 물결을 이마에 붙인거야

오이는 그런 엄마의 주른 갯수를

아삭아삭 꿀꺽 삼켰겠지


고마운 오이

반찬도 되고

엄마의 주름도 펴주고


[책 알레르기]란 동시집을 읽으니 아이들의 마음이 반짝이는 눈송이 같습니다.




물방울


샤워를 하고 나니

사방 벽에 물방울들

머뭇머뮷 서 있다


혼자서는 망설이다

둘 셋 모여 그제야 길을 간다


물방울도 혼자서는 용기가 없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혼자보다 둘이 둘보다 셋이서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이 동시처럼

멋지게 펼쳐지면 좋겠습니다.


석달간 그림책 수업을 받고 드디어 책 원고와 그림을 출판사에 넘기면서 그림책을 보고 글과 그림을 입히며

곧 태어날 새 생명에게 깊은 감사를 드렸어요.


우리 아이도 이런 멋진 마음 고운 마음으로 커 가기를 요.


해도 너무해


겨울만 되면

엄살이 심해져


조그만 추워져도

일찍 자러 가서


겨울만 되면

낮아 짧아져


어제보다 오늘 더 추워졌다고

어제보다 오늘 더 빨리 자러 가는


겨울 해

너무해


겨울햇살이 추운 날 이 시를 지웠나봅니다.


그 시에 운을 띄어 내가 쓱쓱 재료를 비비고 요리조리 섞어 지은 산문시


해- 해를 보며 은행나무길 걸어

도- 도서관 향해 가니

너- 너무 고운 꽃무리 행렬 가족처럼 피었나니

무- 무리지어 하늘보고 곱게 하트 하트

해- 해가 보고 싶다며 그 길에서 연신 하트 하트

날마다 하트를 날리니 낼 또 가 봐야지


그건 내가 본 그 어떤 가을 햇살보다 따사롭더라

사랑초

그 모습

보며 걸으니

나도 사랑초 되어 그 길에 서서 마주 보네


사랑초 네게 하는 말


"당신의 케잌 위에 사랑초 하나얹어 드립니다."


이 책은 읽을수록 시인이 되게 하여 잠 안 올때 읽으면

머리가 개운해져 좋아요. 사랑초 잎은 하트 모양이라

보고 있으면 괭이밥이 생각납니다.




설탕단풍


뒷산을 산책하다 특별한 나무를 보고 검색해 보니 설탕단풍이었어요.


올 단풍은 색이 유난히 곱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