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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부탁해

by 봉순이

동네 뒷산 산책길,
우연히 마주친 청솔모.


나무껍질 움켜쥐고
이리 펄쩍, 저리 펄쩍
도토리 주우러 분주하다.


나도 백수 되기 전에는
이리 펄쩍, 저리 펄쩍
도토리 줍던 날들이 있었지.


이젠 나이 들고 몸아파
다닐 수 없게 되었네.


청솔모야, 너의 날랜 발로
우리 집 창고에도
도토리 좀 가져다주렴.


텅 빈 창고가 오늘따라
더 쓸쓸히 울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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