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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by 봉순이


바람 불고 비 오고

계절이 바뀌어도

열매 보이지 않아

주름 깊어질 때


땅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씨앗을 품고 있었고,

땅속 생명들은

온몸을 들썩이며

싹을 틔우고 있었네.


마침내 시간은

기다림을 지렛대 삼아

열매를 들어 올렸다네.


기다림,

그것은 생명의 변주곡이어라.

열매와 호흡을 맞추는

생성의 기쁨이어라.


기다림,

그것은 등 돌리고 가버린 너를,

다시 돌아온 너를,

부둥켜 안으며 밥상 차려내는

이 빠진 노모의 활짝 핀 얼굴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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