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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솔직한 것

다름엔 더 솔직하게

by 봉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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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스케치 연습을 하던 날이었다.


데생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사람의 포즈를 그대로 그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조금만 비율이 달라도 그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나는 사진 속 남편의 모습을
비율을 재듯 꼼꼼히 관찰하며
똑같이 그려냈다.


그리고 자신 있게 모델에게 작품을 보여주었다.


남편은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얼굴이 넙데데해. 동그랗게 그려줘”
“목이 없어. 이건 거의 타이슨이야. 목 좀 길게 해줘”

“몸 비율도 이상해. 내가 이렇게 안 생겼잖아. 몸통 줄여줘”


순식간에 요구사항을 한 바닥은 쏟아졌다.


나는 딱 잘라 말했다.
“예술은 솔직한 거야. 자신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봐 ”


다음엔, 배 나오고 턱살 올라온 것까지

더 솔직하게 그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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