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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쓰는 인상파?

남편의 유쾌한 한마디와 모네가 주는 위로

by 봉순이




얼마 전,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 서울까지 다녀왔다.

모네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정말 감동적이었다.


사물이 빛을 받는 순간의 색과 느낌을 표현하려 한 인상파.
그들은 같은 대상이라도 시간·날씨·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색에 주목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세밀한 묘사 대신 짧고 끊어진 붓질이 주는 그 밝고 투명한 느낌이 참 좋았다.


전시회를 보고 돌아온 뒤에도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나는 남편에게 물었다.


“남편~ 왜 인상파라고 하는지 알아?”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인상 쓰고 다녀서 인상파 아니야?”


“…….”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결국 한숨과 함께 웃음이 새어 나왔다.

괜찮다. 그날의 감동은 내 가슴속에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 .


나는 전시회에서 본 모네의 <수련>그림을 프린트 액자로 구입해 집 거실에 걸었다.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모네는 실명 위기 속에서도 죽기 1년 전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빛과 색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꾸준함과 열정은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조용한 위로가 된다.


힘들고 고단한 날들,

그럴수록 나는 그림 앞에 선다.

그리고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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