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진 이야기

by 이우주



보풀만큼 닳은 운동화 신고

새벽을 달린다


내 운동화 닳았습니다

뛰었습니다 내가 이만큼

내 몸이 닳았습니다

열심이었지요 내가 이만큼


보풀만큼씩 몸이 해져나갈 때

알지 못했다 바람가루 흩어지는 마음을


봄꽃 분분한 날

모두 타버림 이라는 병명을 듣고 나와

보리밥집 문앞에 주저앉아

손바닥 열어보았다


사라진 마음 얹어놓고

화들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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