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이돌 스누피. 나는 30년째 스누피의 빅팬.
동생이 스누피 양말을 사줬다. 이 아까운 걸 어떻게 신는다. 예쁘게 접어두고 매일 아침 침 흘리기만 1년 반. 어느 날 문득, “신고 싶은데?”
큰일을 치루듯 스누피 양말을 신고 출근한 날, 굿모닝이 절로 나오는 신기한 경험. 종일 솟아나는 자신감. “또 신고 싶은데?”
그제야 알게 된 사실, 스누피 양말 2,200원. 커피보다 싸잖아! 당장 다섯 켤레를 주문했다. 매일 밤 내일의 스누피에 설레며 고단했던 하루를 마무리한다. 매일 아침 유독 끌리는 스누피 하나 꺼내 신으며 싱글벙글 하루를 시작한다. 스누피를 매일 신어서, 매일이 행복하다.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를 진행해야 했던 날. 점잖게 차려입어야 하는 날인만큼 격식 있는 컬러의 스누피를 신었다. 집을 나서며 알았다. 모든 게 잘 끝날 거라는 걸.
샤넬 백이 날 이만큼 행복하게 해줄까? 스누피 양말을 여섯 켤레나 가진 나는 명품 이니셜 하나 들어오지 못할 만큼 꽉 차게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