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나를 해칠 것 같았을 때,
나의 불안정이 두려웠을 때,
어두운 곳을 향해 침잠하기 시작했을 때
나를 구원한 것은 걷기였다.
사람을 피해야만 숨을 쉴 수 있었던 나는 밖으로 나가야 했다.
내가 나를 포기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무서웠지만
얼마쯤 땅을 딛고 걷다보면 내가 나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무겁게 내려앉은 마음이 가벼워졌고 목울대에 갇혀있던 숨통이 트였다.
어떤 날은 울면서 걷기도 했는데 그만큼씩 나는 살아났다.
오늘 아침, 갈기갈기 갈라지는 마음을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어 밖으로 나가 걸었다.
하루를 살아냈다.